[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나는 행복하지만 동시에 행복하지 않기도 하다.”
아이디 ‘Datey11’을 사용하는 토트넘 홋스퍼 팬은 손흥민(27)의 한국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한 데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한국이 22일(한국시간) UAE 아시안컵에서 바레인을 연장 승부 끝에 2-1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손흥민은 이날도 주장완장을 차고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한국이 탈락했다면 주전의 줄부상으로 시름하고 있는 토트넘에 큰 힘이 됐을 것이기에 토트넘은 한국의 승리 소식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아쉽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HITC는 23일 손흥민을 그리워하는 토트넘 팬들이 남긴 트위터 게시물을 모아 반응을 전했다. 아이디 ‘BFedge’를 사용하는 유저는 “제발 지금 당장 그를 다시 돌려달라”고 했고 다른 팬은 “나는 손흥민이 이기기를 바라지만 한국이 다음 라운드에서 지더라도 마음이 아플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손흥민이 팀에 복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담겼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다루는 ‘SpursFunnies’라는 계정은 김진수가 결승골을 터뜨린 뒤 손흥민이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고 세리머니를 하는 사진을 게재한 토트넘 구단 공식 계정을 리트윗하며 “우리 모두 울고 있다”고도 했다.
토트넘은 손흥민 뿐만 아니라 '주포' 해리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3월은 돼야 훈련에 복귀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델레 알리까지 지난 21일 풀럼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3월 초까지 결장이 확정됐다. 중앙미드필더 무사 시소코와 빅터 완야마 역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측면과 전방을 모두 소화하는 루카스 모우라도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2월과 1월 초까지 최고의 활약으로 팀 상승세를 견인했던 손흥민의 공백이 너무나 뼈아프다. 영국 일간지 더선 역시 22일 손흥민이 언제 아시안컵에서 돌아오며, 해당기간 토트넘에서 몇 경기를 놓치는 지 다뤄 손흥민의 공백이 얼마나 크게 느껴지고 있는지 실감하게 한다.
한국은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한다. 2월 1일까지 열리는 결승까지 오를 경우 토트넘은 25일 첼시와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4강 원정, 28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 원정, 31일 왓포드, 2월 2일 뉴캐슬과 EPL 홈경기까지 총 4경기를 더 손흥민 없이 치러야 한다.
손흥민 역시 아시안컵을 위해 UAE로 출국하기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사이 팀이 더 힘든 시기를 맞아 마음은 한층 무거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만큼 한국의 아시안컵 행보를 영국 현지에서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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