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란은 완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 아시아 최상위(29위)의 자격을 명확히 증명해냈다.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 모두 클린시트로 장식하며 12골을 폭발,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무패를 기록 중인 4강 상대 일본의 답답한 경기력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란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자지라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9 UAE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란은 일본과 오는 28일 오후 11시 결승 진출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이란의 우세가 예상되긴 했다. 피파랭킹에서 이란은 중국(76위)에 47계단이나 앞서 있고 준우승이 최고 성적인 중국과 달리 3차례나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 8경기에서 4승 3무 1패로 이란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는 예상보다도 훨씬 싱거웠다. 이란은 탄탄한 수비는 물론이고 짜임새 있는 공격으로 중국 진영을 휘저었다. 점유율에선 이란이 51.0%, 중국이 48.1%로 대등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완전히 달랐다. 슛의 차이가 경기력을 가장 잘 대변해 준다. 이란은 18개의 슛을 날려 3골 포함 7개의 유효슛을 남긴 반면 중국은 5개의 슛을 시도해 단 하나만을 상대 골대 방향으로 보냈다.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치는 이란의 수비 앞에 중국의 수비진은 당황해 실수를 연발했다. 특히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FC루빈카잔)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전반 18분 만에 첫 골이 터졌다. 이란이 수비에서 전방으로 찌른 공을 중국 수비 펑 샤오팅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는 사이 아즈문이 공을 빼앗아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골키퍼가 튀어나오자 문전에 비어 있는 메흐디 타레미에게 연결해 선제골을 도왔다.
중국은 전반 25분 미드필더 우시가 부상으로 빠져 교체됐고 이후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3분 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샤오팅을 빼고 공격수 샤오 즈를 넣는 강수를 뒀다.
전반 31분에도 비슷한 실수가 나왔다. 이란 후방에서 한 번에 연결된 공에 중국 수비의 클리어링 실수가 나왔고 빠르게 쇄도한 아즈문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골키퍼를 제친 뒤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란은 앞서는 상황에서도 전방부터 압박을 펼치며 중국의 숨통을 조였다. 후반에도 내내 공세를 이어가던 이란은 추가시간 또다시 상대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았다. 타레미가 안사리파드 카림에서 연결했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폭스스포츠 아시아는 이날 경기를 5가지를 요약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즈문은 짐승 모드였다’는 것. “첫 기회를 놓친 아즈문은 최고의 경기력을 찾았고 85분 내내 중국의 수비진을 괴롭혔다”고 평가했다.
반면 4강전 이란과 맞붙을 일본은 앞서 치른 경기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졸전 끝에 1-0 진땀승을 거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과 마찬가지로 선제골을 넣자마자 수비적으로 돌아섰고 지루한 지키기 축구를 한 끝에 간신히 4강행을 확정했다.
이란은 완벽한 공수 밸런스로 남다른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아즈문이 4골, 타레미가 3골을 터뜨리며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시즌 네덜란드 리그 득점왕 알리레자 자한바크슈가 아직 득점포를 가동하지도 않았다는 점도 일본의 불안을 키우는 이유다. 공수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이란을 상대로 일본이 사우디, 베트남전과 마찬가지로 선제골을 넣고 지키기로 재미를 볼 수 있을지는 의구심을 키우는 2경기였다.
■ 2019 UAE 아시안컵 8강 일정
△ 베트남 0-1 일본 24일 오후 10시 -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
△ 중국 0-3 이란 25일 오전 1시 - 아부다비, 알자지라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
△ 한국-카타르 25일 오후 10시 -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
△ 아랍에미리트-호주 26일 오전 1시 -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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