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크리스탈 팰리스에 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에서 탈락했다. 지난 25일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준결승에서 첼시에 패해 고배를 마신 지 3일 만에 또 다른 대회에서도 중도 하차했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FA컵 32강 원정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0-2로 완패했다.
아시안컵에서 갓 복귀한 손흥민을 비롯해 부상 당한 해리 케인, 델레 알리가 결장하고 크리스티안 에릭센 마저 휴식 차 명단에서 빠지자 무뎌진 공격은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 아무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4개 대회에 참가하며 1개 이상의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지금껏 23경기를 치른 가운데 선두 리버풀에 승점 9 뒤진 3위에 랭크돼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극적으로 16강에 합류한 상태다. 내달 14일 도르트문트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토너먼트 일정에 돌입한다.
하지만 사흘 새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연달아 탈락하며 올 시즌도 무관으로 마칠 가능성이 커졌다. 카라바오컵과 FA컵은 리그와 달리 토너먼트 단기전인 탓에 리그 우승을 다투는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만큼 스쿼드가 두껍진 않지만 공격의 폭발력을 보유한 토트넘도 우승후보로 분류됐다. 하지만 'DESK(알리-에릭센-손흥민-케인의 앞 자를 따 부르는 별명)'가 모두 빠지자 리그 14위에 처져있는 중하위권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유럽 최상위 레벨의 클럽들이 모두 모이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토트넘의 잠재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나 젊은 선수들이 모인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같은 큰 대회에서 오래도록 생존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 FA컵과 리그컵에서도 번번이 8강 혹은 4강까지 오르지만 우승에 실패하는 까닭 역시 토너먼트 생존 경험의 결핍에서 온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뒤따른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칼링컵(현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첼시를 꺾고 우승한 뒤 10시즌 동안 무관에 그쳤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부임 이후 최근 3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고 2시즌 연속 16강에 올랐지만 올 시즌도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다면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에서 이루고자 하는 야망을 접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 빅클럽의 구애를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
이번 시즌 12월과 1월 들어서만 총 16경기를 치렀다. 평균 3.6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오다 보니 1군 핵심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한 명도 영입하지 못한 데 따른 나비효과다. 더군다나 주전급 대부분이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잉글랜드, 벨기에 대표팀 소속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기에 누적된 피로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손흥민이 벤투호에 합류한 사이 케인에 이어 알리까지 부상으로 빠지자 2연패를 당했다. 최근 5경기에서 3패 째. 손흥민이 오는 31일 왓포드와 EPL 경기에는 나설 수 있을 전망이긴 하나 케인과 알리는 3월까지 복귀할 수 없기에 2월에 가장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은 현재 활발히 거래가 오고가고 있는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침묵하고 있다. 겨울에도 이렇다 할 보강없이 후반기를 맞은 뒤 남아있는 두 대회에서도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높아진 팬들의 기대치에 따른 실망감 역시 이전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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