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두영 기자]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하며 인도양과 대서양을 끼고 있는 관광의 나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다.
포르투갈 탐험가들이 인도항로를 개척하며 발자취를 남긴 희망봉. 아름다운 숲과 계곡,절벽,사구,화원 등이 즐비한 가든루트. 전통 깊은 와이너리와 식물원. 펭귄과 물개를 원 없이 볼 수 있는 해안과 섬.
남아공의 자연은 워낙 특별해서 그 자체가 대단한 관광자원이다. 볼거리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남아공의 역사는 누더기와 같다. 자연은 순수하나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남아공의 인종차별을 대표하는 말이 ‘아파트 헤이트’다. 백인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흑인들을 격리시킨 이 정책은 1913년 발효해 지난 90년대에 폐지될 때까지 이 나라 인구의 약 90%를 차지하는 흑인들의 삶을 누더기로 만들었다.
1994년 5월 최초 흑인 대통령이 된 넬슨 만델라가 아파트 헤이트를 공식 폐기했지만, 후유증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인종 간 빈부격차는 여전하다. 공기 맑고 경치가 뛰어난 케이프타운 해변의 고급 주택들은 백인들 차지다.
흑인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전히 뒷골목이나 따로 형성된 자기들 동네에서 가난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행정 수도인 프리토리아, 입법 수도인 케이프타운, 사법 수도인 블룸폰테인 등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대도시는 백인들의 천국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객이 공격당할 우려는 늘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한국인 여행객이 요하네스버그에서 차를 강탈당했다. 권총을 든 강도들이 차를 막고 벽돌로 차창을 깨 운전자를 끌어낸 뒤 차를 몰고 달아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11~12월 휴가철을 앞두고 범죄가 늘고 있다며 위험지역 방문과 야간 이동은 삼가라고 권고하고 있다.
남아공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못사는 사람들이 백인 농장주들을 꾸준히 살해할 정도로 심각하다.
남아공 매체 ‘타임즈 라이브’에 따르면, 최근 웨스턴 케이프주의 와인 산지인 스텔렌보스에서는 한 농부가 저녁식사 중 아내와 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는 백인 소유 농장을 국가에서 무상으로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백인 농장주 살해 사건은 2017년만 해도 84건에 달했다.
블로그,카페,SNS 등에는 남아공에서 혼자 다녀도 아무 일 없었고, 심지어 밤에 다녀도 괜찮았다며 자랑삼아 올리는 여행 후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치안 불안 국가에서 막 돌아다니는 만용은 금물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아공에서 렌트카로 여행할 때는 길에서 정차를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노상강도 위험 때문이다.
즐거운 여행길을 막연한 공포감에 휩싸여 분위기 망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은 자제하는 게 답이다. 위험한 지역에 가지 않아도 볼거리,즐길거리, 체험할 것은 차고 넘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