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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골 제조기' 대전 이종현 "승격과 멋진골, 기대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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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골 제조기' 대전 이종현 "승격과 멋진골, 기대해도 좋아요"
  • 임부근 명예기자
  • 승인 2022.02.03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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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강PO 원더골 주인공 이종현, 올 시즌도?
- 묵묵히 살림꾼 역할하는 '언성 히어로'

[스포츠Q(큐) 임부근 명예기자] 이종현(25)은 지난 시즌 대전 하나시티즌 주축으로 활약했다. 자신이 뛴 모든 경기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나서며 측면을 든든히 책임졌다. 묵묵히 살림꾼 역할을 하면서도, 가끔 모두를 놀라게 하는 멋진 골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0시즌 7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종현은 이민성 감독이 부임한 뒤 입지가 커졌다. 빠른 공수 전환과 활동량을 강조하는 이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산소 탱크'라고 불렸던 이종현의 잠재력을 주목했다. 4라운드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이종현은 총 28경기를 뛰며 성공적인 2년차 시즌을 보냈다. 

2022시즌을 준비하는 이종현의 마음가짐은 앞선 2년과 다르다. 이종현은 "지난 시즌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만족한다. 이제 3년차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올 시즌도 주전으로 뛰고 싶다. 팀이 원하는 승격도 이뤄내고 싶다. 이전 시즌들과 비교해 책임감이 더 커졌다"며 각오를 나타냈다.

이종현은 데뷔골부터 화려하게 시작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종현은 데뷔골부터 화려하게 시작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종현은 주전으로 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활동량과 적극적인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감독님께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수 전환을 원하신다. 내가 가진 장점이 감독님의 스타일과 부합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체력은 이종현의 가장 큰 장점이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까지 온 힘을 다해 경기장을 누빈다.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포지션임에도 지치는 법이 없다. 비결에 대해 묻자 짧은 시간 고민한 뒤 "쉴 때 잘 쉬고, 운동할 때 최대한 집중해서 하는 것밖에는 없다. 체력 관리를 위해 특별히 하는 건 없다"며 웃었다.

이종현은 인천대 재학 시절 중앙 수비수와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뛰었다. 고교 시절부터 주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였지만 팀 사정에 따라 부족한 자리를 채웠다. 김시석 인천대 감독은 "포지션에 구멍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선수가 이종현"이라고 할 정도로 큰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이때 경험이 값진 자산이 됐다. 

"대학에서 측면 수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다. 프로에 와보니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시야가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다른 포지션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몸으로 익혔던 게 경기장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종현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대전의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종현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대전의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장 안에서 이종현과 밖에서 이종현의 성격은 매우 다르다. 평상시에는 '순한맛'이지만 경기장 안에만 들어가면 '매운맛'으로 변한다. 마치 두 얼굴의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이종현은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지는 것이 싫다. 그래서 몸싸움도 적극적으로 한다. '거칠게 하자'고 딱히 의식하는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대학 시절 감독님께서도 근성 같은 부분을 많이 강조하시기도 했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내 스타일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종현은 측면 공격수 출신답게 2021시즌 총 6개라는 준수한 공격포인트(3골 3도움)를 기록했다. 특히 3골 모두 임팩트가 강렬했다. 6라운드 전남 드래곤즈 원정경기에서 길게 넘어 온 볼을 잘 잡은 뒤 반대편 골문으로 호쾌하게 꽂아 넣으며 멋진 데뷔골을 기록했다. 부산 아이파크와 22라운드 홈경기에선 골대 구석으로 낮게 깔리는 중거리 슛으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압권은 강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이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전반 16분 20m가 넘는 먼 거리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스피드와 궤적 모두 완벽한 원더골이었다. 

이종현은 '원더골 장인'이라는 칭찬에 쑥스럽게 웃으며 "그런 별명은 좋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강원과 경기에서는 먼 거리이긴 했지만, 패스를 받는 순간 슛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슛을 하는 순간 공과 내 몸이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감이 너무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강원전 골이 여러모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골이다. 그렇게 멋진 골이 들어간 것도 신기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질 줄은 몰랐다. 꿈 같은 경기였다. 전남전 골은 이제 막 주전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에 나온 골이라 의미가 있었고, 부산을 상대로 넣은 것은 그 경기에서 저지른 내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골이라 좋았다. 3골 모두 의미 있는 골이었다"고 했다.

이제 3년 차 시즌을 보내는 이종현은 주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제 3년 차 시즌을 보내는 이종현은 주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공격포인트는 만족스러웠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솔직히 공격포인트 7개가 목표이긴 했는데, 이렇게 많이 기록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내 포지션은 윙백이다. 수비수로서 팀이 실점을 많이 한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올해는 수비력을 더 발전시켜서 팀에 더 큰 보탬이 되고 싶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연계와 볼 소유, 크로스의 발전 필요성을 느꼈다."

올해 목표는 당연히 승격이다. 지난 시즌 승격 문턱에서 좌절한 만큼 동기부여가 더 크다. 이종현은 "승강 PO가 생각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경기를 보러 오신 팬분들께 정말 죄송했다. 아쉽긴 해도 또 하나의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엔 팬분들이 걱정할 일 없이 1위로 승격해서 기쁨을 드리고 싶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며 의지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도 원더골을 기대해봐도 좋겠냐는 질문에 "강원전 영상을 다시 보니 '이렇게 멀었는데 왜 찼을까' 싶었다"며 웃더니 "그래도 확실한 찬스나 슛 각도가 생기면 과감하게 시도해보겠다. 내가 골을 넣으면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슛을 시도하겠다. 그러면서 멋진 골이 나와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힘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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