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의 절규에 한국축구 답이 있다
"월드컵은 실력을 증명하는 무대" 홍명보 감독 비판…K리그를 살려야 희망 있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월드컵은 경험하러 나오는 자리가 아니죠. 월드컵은 실력을 증명하는 무대입니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내내 예리한 분석을 통한 예측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축구스타 출신 이영표(37) KBS 축구해설위원의 마지막 일갈이 일보 후퇴한 한국축구의 이보 전진을 위한 애정어린 쓴소리로 다가오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월드컵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벨기에에 0-1로 지면서 1무 2패의 전적으로 조 최하위메 머물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만 처절한 실패는 맛본 것은 아니다. 일본과 이란도 한국처럼 1무 2패로 월드컵을 마감했고 전 대회 우승팀 스페인 역시 1승 2패의 부끄러운 성적으로 귀국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 역시 56년만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채 물러났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는 분명 후퇴했다. 아시아 축구 사상 최초의 두 대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목표를 갖고 브라질을 향해 떠났지만 마지막에 받아든 성적표는 1998년 프랑스 대회 당시의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영표 위원은 대표팀에 대한 마무리 총평을 하면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조언과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영표 위원은 "누군가 우리 대표팀에 대해 브라질 월드컵이 실패냐고 물어온다면 실패가 맞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우리가 원하는 16강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은 실패한 것이 맞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홍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한 것에 대해 의미를 두겠다고 말하자 이영표 위원은 작심한 듯 "월드컵은 경험하러 나오는 자리가 아니다. 월드컵은 실력을 증명하는 무대"라며 홍 감독의 안일한 생각을 질타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월드컵 대표팀은 23명 선수 가운데 22명이 모두 20대여서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섞인 시선이 많았다.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은 너무 급격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던 것이다. 물론 박주영(29·왓퍼드)과 이근호(29·상주 상무)처럼 30대를 앞둔 선수가 있긴 했지만 이번이 세번째 월드컵 출전인 박주영은 제 몫도 하지 못했고 이근호는 분전했지만 교체로만 나와 한계가 있었다. 이영표 위원은 바로 이 점을 지적했던 것이다.
이어 이영표 위원은 대표팀의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지적했다.
이영표 위원은 "2002년과 2006년, 2010년 모두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지만 우리는 경기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며 "강한 상대보다 더 빨리 뛰고 더 많이 뛰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기대했던 것보다 체력적인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대표팀이 잘 하라고만 하지 않겠다. K리그를 위해 준비했으면 좋겠디. K리그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K리그에 대한 애정이 한국축구의 바탕임을 힘주어 말했다.
한국의 월드컵은 짧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월드컵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4년이라는 시간, 눈 깜짝할 사이에, 순식간에 지나간다. 손흥민의 처절한 눈물이 러시아에서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4년 뒤 월드컵을 위한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영표 위원의 애정어린 쓴소리를 대한축구협회 등 모든 축구인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필요가 있다.
이영표이 마지막으로 던진 절규의 한마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