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와 승부차기서 살아남은 브라질 8강 선착

120분 혈투 1-1 무승부…골키퍼 세자르 선방 속에 3-2 승리

2014-06-29     박상현 기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개최국 브라질이 이겼다. 아니, 살아남았다. 여섯번째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는 브라질이 첫번째 관문인 16강전부터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을 벌인 끝에 8강에 선착했다.

브라질은 2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호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벌어진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칠레와 전후반 90분 및 연장 전후반 30분까지 120분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승부차기였다. 브라질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은 초반 기선을 잡으며 쉽게 8강 티켓을 가져가는 듯 보였다.

브라질은 첫번째 키커 다비드 루이스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성공시킨 뒤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가 마우리시오 피니야의 한가운데로 쏘는 슛을 막아내며 기선을 잡았다.

두번째 키커 윌리앙이 왼쪽으로 벗어나는 실축을 했지만 세자르는 칠레의 두번째 키커 알렉시스 산체스의 슛도 막아냈고 세번째 키커 마르셀루가 왼발로 성공시키면서 브라질이 2-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칠레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칠레의 세번째 키커 찰스 아랑기스가 오른쪽 상단 골망 구석을 흔들며 1-2로 쫓아간 뒤 브라질의 네번째 키커 헐크의 슛을 막아냈고 이어 마르셀로 디아스의 슛이 성공되면서 극적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다섯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브라질의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는 오른발로 성공시킨 반면 칠레의 곤살로 하라의 슛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고 나가면서 승패가 결정됐다.

브라질은 쉽게 이길 것으로 보였던 승부차기에서 힘겹게 승리하면서 환호했고 칠레는 대파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세자르의 선방과 실축 등 불운으로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 등 120분 경기도 승부차기만큼이나 흥미진진했다.

브라질은 전반 18분 네이마르의 코너킥 상황에서 루이스의 골로 먼저 앞서갔지만 칠레의 스리백은 더이상 브라질에게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오가며 탄탄한 수비를 구축하며 강한 역습으로 나선 칠레도 전반 32분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의 어시스트를 받은 산체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한 것이 왼쪽 골망을 흔들며 1-1 균형을 맞췄다.

이후 브라질과 칠레는 피말리는 대접전을 이어갔다. 특히 양팀은 무려 7개의 경고 카드(브라질 4, 칠레 3)가 난무할 정도로 강한 몸싸움도 불사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칠레가 52-48로 앞섰지만 슛 숫자에서는 브라질이 23-13으로 일방적으로 앞섰다. 그럼에도 칠레는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5개 선방 속에 브라질과 당당하게 맞섰다.

특히 칠레는 연장 후반 14분 피니야의 결정적인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승리의 여신은 끝내 120분동안 어느 한 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고 '11m의 러시안 룰렛'이라고 불리는 운명의 승부차기에서도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벌이고 나서야 브라질에게 8강 진출 티켓을 안겨줬다. 브라질은 다음달 5일 포르탈레자에서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16강전 승자와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그러나 칠레의 스리백과 파이브백을 혼용하는 축구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멕시코, 네덜란드와 함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자국에서 열렸던 1962년 대회에서 3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린 적이 없는 칠레는 브라질과 당당하게 맞서 충분히 자신들만의 축구를 즐기며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FIFA 월드컵 16강전 전적
브라질 1 (1-1 0-0) 1 칠레 [PSO 3-2]
▲ 득점=다비드 루이스(전18·브라질) 알렉시스 산체스(전32·칠레)
▲ 승부차기
브라질=다비드 루이스(O) 윌리앙(X) 마르셀루(O) 헐크(X) 네이마르(O)
칠레=마우리시오 피니야(X) 알렉시스 산체스(X) 찰스 아랑기스(O) 마르셀로 디아스(O) 곤살로 하라(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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