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포인트] '결혼계약' 차갑고 냉정하던 이서진, 같은 상처 지닌 유이 딸 신린아 보며 마음 열기 시작했다

2016-03-20     원호성 기자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MBC 주말 특별기획 '결혼계약'의 이서진은 겉모습은 점잖은 청년 사업가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첩의 아들이라는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어린시절의 상처들로 인해 마음의 문을 꼭꼭 잠그고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만을 거짓으로 만들어가던 이서진의 마음을 연 것은 어린시절의 자신을 보는 것 같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던 유이의 딸 신린아였다.

19일 방송된 MBC 주말 특별기획 '결혼계약' 5회에서는 어머니 오미란(이휘향 분)의 간이식을 위해 강혜수(유이 분)와 계약결혼을 시작한 한지훈(이서진 분)이 강혜수의 딸 차은성(신린아 분)으로 인해 서서히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서진은 첩이라는 이유로 평생을 한성국(김용건 분)에게 멸시당하고 살아온 어머니이자 자신에게는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 이휘향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에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할 수 있는 유이에게 돈을 주고 간을 사기로 한다. 유이 역시 남편이 죽고 남겨둔 빚 문제로 고민하다가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는 돈을 준다는 이서진의 거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이서진과 유이의 시작은 '비즈니스'였지만, 장기기증이란 것이 단순히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장기매매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특정인을 지목한 장기기증은 친족 사이에서만 가능해 이서진은 유이와 계약결혼을 하기로 했고, 이로 인해 유이는 딸 차은성(신린아 분)과 함께 단숨에 이서진의 삶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계약결혼을 시작한 후에도 냉철한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던 이서진의 마음을 흔든 것은 유이의 딸 신린아의 존재였다. 이서진과 유이가 부부관계인 것을 확인하기 위해 사회복지사는 딸 신린아에게 직접 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말하고, 이서진은 유이에게 신린아를 설득해 둘 사이의 관계를 부부로 이해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신린아는 당연하게도 이서진을 '아빠'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서진은 신린아를 설득하기 위해 놀이동산에 갔다가 신린아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시절을 발견하고 말았다.

'결혼계약' 5회에서는 이서진과 신린아의 관계에서 더욱 진전이 있었다. 레스토랑 프라미스를 찾은 손님의 아이까지도 질색하던 이서진은 어느 순간 신린아를 향해 자신도 모르게 방긋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고, 유이가 레스토랑 일로 바빠 어린이집에 신린아를 데리러 가지 못하게 되자 "다른 방법이 없지 않냐?"며 못이기는 듯 자신이 신린아를 직접 데리러 간다.

신린아는 자신을 데리러 온 이서진에게 "아저씨는 우리 엄마 사랑해요?"라고 물으며 "아빠처럼 우리 엄마두고 하늘나라로 가지 말고, 엄마 옆에 평생 있어줘요"라고 부탁하고, 이 말은 첩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머니와 강제로 떨어져 지내야 했고 집에서는 멸시를 당하던 자신의 어린시절을 상기시키며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이서진은 유이가 시어머니였던 심영희(정경순 분)에게 무시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손수건을 내밀어 유이의 다친 손을 감싸주고, 간이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방긋 웃는 유이에게 "왜 그렇게 멍청하게 살아요? 내가 빨리 이혼해 줄 테니, 다음에는 좋은 사람 만나요"라고 말하게 된다.

겉으로는 유이와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신린아로 인해 서로 명백하게 선을 긋고 지내던 '비즈니스' 관계는 무너지고 자신의 안에 파고든 유이와 신린아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이서진의 변화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고 씩씩하게 살아왔지만 속으로는 아버지가 없는 슬픔을 간직한, 어린시절의 자신을 보는 것 같은 신린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작용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단단하게 쌓아올렸던 이서진의 '마음의 벽'은 그동안 억지로 튼튼하게 지켜온 것 만큼,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만큼 빠르게 무너지며 이서진과 유이의 사이를 단단하게 이어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