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투 돌려막기' 롯데, 위태로운 4위 수성
필승계투조 구멍, 대체자원으로 메우려하나 한계 드러내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롯데가 계투진의 연이은 부진에 골치를 썪고 있다.
롯데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접전을 이어가던 중 불펜이 무너지며 6-8로 패했다. 5위 LG와 승차가 다시 1경기로 좁혀진 롯데는 순위보다 갈수록 떨어지는 승률에 가슴 졸여야할 상황에 놓였다.
물론 실책 4개를 저지른 야수 실책이 패배의 주된 원인이었지만 필승계투조를 맡지 않았던 선수들이 접전 상황에서 부담을 안고 투구를 한 것이 화를 불렀다.
이날 팀이 6-5로 앞선 6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최대성은 정근우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고질병인 제구 불안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고개를 들었다.
이어 등판한 김사율은 본인의 견제실책과 김경언에게 맞은 2루타로 동점을 허용한 뒤 8회 1사까지는 잘 던졌지만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힘이 빠졌는지 김태완과 김경언에게 볼넷, 안타를 내주고 물러났다.
그 뒤를 이은 투수는 배장호. 그도 가끔 5선발을 맡기는 했지만 고정으로 필승계투조에 포함됐던 선수는 아니었다. 그는 김태균과 승부에서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 볼넷을 내줬고, 정현석에게 빗맞은 유격수 땅볼로 1점, 몸에 맞는 공으로 최진행을 출루시킨 뒤 송광민의 투수 땅볼 타구 때 실책을 범해 또 1점을 헌납했다. 한화에 리드를 빼앗긴 롯데는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믿고 맡길만한 계투진이 부족해서 나온 결과였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7일과 11일, 지난 2~3년간 필승계투조로 활약했던 김성배와 정대현을 차례로 2군에 내려 보냈다.
올시즌 마무리에서 계투로 보직을 변경한 김성배는 7월 이후 평균자책점이 7.59에 달할 정도로 부진하며, 정대현도 8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91에 그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롯데는 대신 최대성과 배장호를 올려 불펜에 변화를 줬다.
또 롯데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강영식과 홍성민을 2군에 보냈다. 강영식은 어깨 통증, 홍성민은 후반기 들어 거듭되는 부진이 강등 사유였다. 이 자리를 신예 문동욱과 심규범으로 메웠지만 아직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힘겨운 4강 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김시진 감독이 나름 변화를 줬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보이지는 않는다.
최대성은 1군 복귀 후 2경기에서 2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 배장호는 복귀 후 2⅔이닝 동안 1점만을 내줬지만(비자책)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이 각각 2개다. 아직 영점이 잡히지 않은 모양새다.
김사율 역시 마찬가지다. 김사율은 7월 이후 평균자책점이 8.04며, 승리 없이 2패만 추가했다. 롯데 투수 가운데 출장경기수가 가장 많은 이명우도 8월 평균자책점이 6.75에 달해 좋지 않다.
올시즌 중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주전 계투진들이 빠진 롯데로서는 새로운 자원으로 4강 싸움을 펼쳐야 하지만 이들의 경험이 부족해 위태롭기만하다.
과연 김시진 감독의 ‘불펜 돌려막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 결과는 어떨지 관심이 집중된다.
syl015@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