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디마리아, 칠레전 앞두고 세상 떠난 할머니 기리는 '감동 골세리머니'

칠레전 몇 시간 앞두고 사망한 할머니 위해 세리머니 준비

2016-06-07     강언구 기자

[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앙헬 디 마리아(28· 파리 생제르맹)가 칠레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를 몇 시간 앞두고 사망한 할머니를 기리는 티셔츠 세리머니로 팬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다.

디 마리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칠레와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D조 리그 1차전에 선발 출장, 후반 5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에베르 바네가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칠레 골문을 열었다.

선제골을 터뜨리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벤치로 달려간 디 마리아는 미리 준비해둔 티셔츠를 동료들에게 건네받았다. 티셔츠에는 ‘할머니, 당신이 많이 그리울 것’이라는 내용이 스페인어로 적혀 있었다. 동료들의 환호에도 웃지 않던 디 마리아는 티셔츠에 입을 맞추고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디 마리아의 할머니가 칠레전을 몇 시간 앞두고 사망했다. 디 마리아의 세리머니는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디 마리아 역시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랑하는 할머니, 하늘에서 할아버지와 편히 쉬세요.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디 마리아는 경기 후 TV 인터뷰에서 할머니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가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후반 14분 에베르 바네가의 추가골까지 도운 디 마리아는 칠레전 공식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다 볼 할머니에게 바치는 멋진 활약이었다.

칠레를 2-1로 꺾은 아르헨티나는 앞서 볼리비아를 2-1로 제압한 파나마와 D조 공동 선두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