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의 폭풍 버디쇼’ 전인지-박성현 어깨동무 선두, 메이저 피날레 쾌조출발
나란히 보기 없이 버디 8개,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 리더보드 공동선두발
[스포츠Q(큐) 김한석 기자] 올림픽도 제패한 골프한류가 메이저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로 결집한 힘일까, 태극낭자들이 프랑스 에비앙의 비바람을 뚫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슈퍼루키 전인지(22 하이트진로)와 ‘대세’ 박성현(23 넵스)이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나란히 8개의 버디쇼를 펼치며 공동 선두로 나섰다.
전인지는 15일 밤(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리조트 골프장(파71·6470야드)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역시 노보기로 8타를 줄인 박성현과 공동선두에 올랐다.
리우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펑샨샨(중국)은 2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이후 버디를 8개를 몰아쳐 공동선두에 1타차로 뒤져 재미교포 애니 박과 함께 공동 3위에 랭크됐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LPGA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한국은 이번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지 못할 경우 6년 만에 '메이저 무관' 시즌으로 마칠 위기에 놓였지만 두 젊은피의 무서운 출발로 자존심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오전조로 10번홀에서 출발한 전인지는 11, 13번홀에서 한 타씩 줄인 뒤 후반 라운드부터 버디행진에 신바람을 냈다. 1, 2번홀서 연속 버디를 잡은 뒤 파4의 4번홀에서 세컨샷을 홀컵 1.5m에 붙인 뒤 타수를 줄여 리더보드 맨 위로 올라섰다.
다시 6, 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전인지는 파5의 마지막 9번홀에서 티샷 실수로 러프에 빠진 뒤 세컨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세 번째 샷을 안정적으로 처리해 버디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전인지는 티샷이 3차례 페어웨이를 벗어났지만 100%의 그린적중률로 시즌 첫승을 향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LPGA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인지는 “아침부터 비바람에 천둥까지 쳐서 신경이 쓰였지만 내 게임에만 집중하려고 애썼다”며 “퍼팅라인을 잘 읽고 잘 굴려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오후조로 출발한 박성현은 4, 5, 9번홀서 버디를 낚아 샷감각을 조율한 뒤 후반 들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263.5야드)의 장타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0, 11번홀 연속 버디로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뒤 13, 16번홀서 버디를 추가하더니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5.5m의 거리를 과감히 공략해 끝내 전인지와 어깨동무 선두에 올라설 수 있었다.
박성현은 페어웨이와 그린을 세 번씩 놓쳤지만 27개의 고감도 퍼팅으로 선두 도약을 이뤄냈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챔피언 자격으로 올해 LPGA 투어에 입성한 전인지는 신인왕 포인트에서 월등히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어 최고 루키 보위를 예약했다. 준우승과 3위를 세 번씩 차지하면 톱10 진입도 9회나 기록한 전인지로선 시즌 첫승을 신고하지 못해 절치부심한 끝에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 기회를 잡은 것이다.
전인지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014년 공동 65위에 그쳤고 지난해엔 컷 탈락해 다른 메이저대회보다 성적이 저조했지만 올해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피레이션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던 집중력을 끌어올린다면 진기록도 세울 수 있다.
메이저대회 1,2승을 연속 메이저 대회 타이틀로 장식하게 되면 1998년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연속 1,2승으로 LPGA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선구자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로 ‘루키 메이저 퀸’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한국 무대에서 파죽의 7승을 거두며 최다 상금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박성현은 올해 5차례 LPGA 대회에 출전, 톱 10에 3번 진입하는 등 탁월한 적응력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전인지처럼 깜짝 메이저 퀸 등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소연(26 하나금융그룹)과 지은희(30 한화)는 5언더파 66타로 공동 6위를 마크했고 국내 상금랭킹 2위 고진영(21 넵스)은 3언더파 68타로 공동 8위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언더파 70타로 공동 28위에 머물렀다. 올시즌 5승을 거둔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은 전인지와 동반플레이에서 기가 눌렸는지 2오버파 73타로 부진해 공동 65위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