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포커스] 힐만 취임식에서 비친 '연고지 사랑', 인천에 상륙하나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연고지에 대해 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신경을 많이 쓰겠다.”
1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SK 와이번스 감독 이‧취임식에 참석한 트레이 힐만 감독의 외침이다.
힐만은 취임식에서 최근 수년간 부진으로 야구 열기가 식은 인천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고 약속했다.
프로야구에서 인천은 아픔이 많은 도시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연고지에 자리 잡은 삼미, 청보, 태평양이 연이어 부진해 ‘꼴찌 구단’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고 덩달아 인천의 이미지도 나빠졌다.
1996년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해 인천 야구의 부활을 선언한 현대 유니콘스의 명맥도 오래 가지 않았다.
1998년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0년 1월부터 현대그룹에서 돌연 서울로 연고 이전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여기서 많은 경인지역 팬들이 실망감에 빠지고 분열되면서 팬덤이 크게 줄었고 이는 곧 관중 감소로 이어졌다.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단을 인계하며 2000년 창단한 SK 와이번스가 인천에 다시 자리잡았지만 현대의 색깔을 지우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창단 첫 시즌인 2000년 문학구장에 들어선 관중은 8만4563명(평균 1281명)에 불과했다. 2006년까지 평균관중 1만명을 메우지 못했다.
그러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7년부터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국시리즈 단골손님이 된 SK는 이만수 감독 집권 첫해인 2012년까지 강팀으로 군림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입어 문학구장 관중이 꾸준히 증가, 2012년 구단 역사상 최초로 홈 100만명(평균 1만6211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성적이 떨어지자 다시 관중이 줄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준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2015년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 SK는 평균관중이 1만1000명대(2015년)까지 떨어졌다. ‘스포테인먼트’라는 참신한 마케팅으로 팬들과 거리를 좁혔지만 예전 강호의 이미지가 흐릿해지자 팬들의 발길이 줄었다.
이에 KBO리그 2호 외국인 사령탑 힐만이 취임식에서 직접 인천 야구의 부활을 선언한 것이다. 과거 닛폰햄 파이터스 재임 시절 적극적인 서비스를 펼친 힐만 감독은 팬 베이스가 약했던 훗카이도에 닛폰햄이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힐만은 취임식에서 연고지 인천에 대해 “원하는 만큼 지금은 다 알진 못한다. 공부를 조금 했다”면서 “연고지에 대해선 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늘 공부해야 한다.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약속했다.
2008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프로야구 최초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는 그해 롯데의 7년만의 가을야구를 이끌며 ‘부산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SK 새 사령탑 힐만이 취임식에서 던진 호기로운 외침이 실천으로 이어져 ‘제2의 로이스터’라는 별명이 생길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