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포커스] 과감함에 헌신 더한 삼성 김준일, '생각하는 농구'의 진화
과감한 골밑 공략-리바운드 참여까지 돋보여, 팀원 살리는 궂은 일도 적극적
[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서울 삼성 김준일(24)이 변했다. 본능을 살린 골밑 공격에 3점슛,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 동료를 위한 궂은일까지. 프로 3년차 김준일이 생각하는 농구를 펼치고 있다.
김준일은 21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15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준일의 활약에 삼성은 고양 오리온을 84-79로 꺾고 단독 2위로 점프했다.
삼성은 2014~2015시즌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루키 김준일은 평균 29분26초를 뛰며 13.8점을 넣었다. 토종 선수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고득점.
하지만 지난 시즌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가세로 출전 시간이 25분대로 줄었다. 올 시즌에는 마이클 크레익까지 합류하며 21분까지 출전 시간이 감소했다. 외국인 선수가 동시에 나서는 2, 3쿼터에 거의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 득점도 9.9점으로 두 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라틀리프와 크레익이 골밑에서 맹활약하며 설 자리가 좁아졌다. 김준일은 이상민 감독으로부터 외곽에서도 적극적으로 슛을 쏘라는 주문을 받았고 3점슛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난 2시즌 동안 3점슛 성공이 하나도 없었지만 10일 부산 kt전에서는 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공격을 억누르는 역효과로 이어졌다. 김준일은 “그동안 밖에서 슛으로 풀어가거나 (김)태술이 형과 팝 플레이 등을 하려고만 했다”며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포스트업 등 안으로 들어가서 플레이해야겠다는 생각을 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은 달라졌다. 적극적으로 골밑을 향했고 장재석과 이승현의 파울을 수차례 얻어냈다. 3점슛 시도는 없었고 모두 페인트 존에서 점수를 뽑아냈다. 그동안 반성을 많이 했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다는 게 김준일의 설명이다.
여기에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적인 변화도 눈에 띄었다. 김준일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올 시즌 평균 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김준일은 이날 수비에서만 6개의 리바운드를 낚아챘다.
이상민 감독은 “경기 전 준일이에게 ‘라틀리프가 네가 슛 쏠 때 잡아주는 것처럼 너도 다른 선수가 슛을 던지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 뛰어들라’고 말했다”며 “리바운드를 압도했지만 마무리가 부족해 더 확실하게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준일은 잘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 2시즌에 비해 출전시간이 줄어 체력적인 부담은 오히려 덜었다. 김준일은 “쉬다 나와서 4쿼터에 경기 감각이 떨어져 어려움이 있었는데, (김)태술이 형이 조언을 해줬다”며 “체력은 더 좋기 때문에 태술이 형을 위해 스크린을 가주는 등 많이 도와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자서 무리하기보다는 동료의 플레이를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여기에 경기 후 소감으로 “(주)희정이 형의 999번째 경기에서 이겨 기분 좋고 1000경기 째에도 승리해 기억에 남는 경기로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보다 선배를 먼저 생각하는 김준일의 성숙함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