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분석] 삼성 이승현-LG 최재원, 'FA 보상선수 승자' 아무도 모른다

2016-12-22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22일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LG 트윈스의 이승현(25)을 지명함에 따라 세밑 양팀 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마침내 끝났다.

삼성은 FA(자유계약선수)로 사이드암 선발 우규민, 오른손 롱릴리프 이승현 등 투수 2명을 받았고 LG는 FA로 왼손 선발 차우찬과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내외야 유틸리티 최재원(26)을 얻었다.

일단 돈을 더 쓴 LG의 승리로 보인다. 삼성이 65억 원을 써서 우규민을 데려가 95억 원을 투입한 차우찬에 비해 30억 원을 덜 지출했고 올해 이름을 알린 최재원을 내줬기 때문이다.

2016시즌 성적을 놓고 보면 차이가 더 선명히 드러난다. 차우찬은 24경기 152⅓이닝을 던져 12승 6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28경기 132이닝을 소화하며 6승 11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한 우규민과 비교에서 앞선다.

이승현과 최재원의 경우 각각 투수와 야수로 포지션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38경기 41이닝 3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9의 이승현이 28경기 타율 0.333(81타수 27안타) 4홈런 16타점 3도루의 최재원보다 낫다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2016년 12월의 선택이 어느 쪽을 웃게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차우찬과 우규민이야 최근 몇 년간 활약을 바탕으로 장기 계약을 맺은, 계산이 서는 선발 자원이라 치더라도 이승현과 최재원의 승부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요즘처럼 극심한 타고투저 시대에선 야수보다 투수 한 명이 훨씬 소중하다. 이승현은 2015년 15경기, 2016년 38경기로 1군 경험을 착실히 쌓았다. 특히 올 전반기에는 24경기 3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0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마무리 심창민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계투가 없다. 선발이 잘 던져 리드를 잡더라도 장필준, 권오준, 김대우, 백정현, 박근홍을 찾아야 할 정도로 마운드가 약했다. 젊은 우완 이승현은 즉시 전력감이다.

최재원처럼 3루수, 좌익수 등 내외야 이동이 자유로운 자원은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쓰임새가 아주 높다. 특히 박석민(NC), 차우찬으로 인해 2년 연속 보상선수 신분으로 팀을 옮긴 최재원이 잠재력을 터뜨린다면 LG가 더 크게 웃을 것이다.

사실상 2-2 맞트레이드를 단행한 LG 트윈스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못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