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미키타리안 '크랙의 자격', 레알 호날두-첼시 아자르처럼

2016-12-27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부상을 딛고 일어선 헨리크 미키타리안(27)이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시즌 초만 해도 재이적설에 휩싸였던 미키타리안이 어느덧 ‘무리뉴의 남자’로 거듭나고 있다.

미키타리안은 27일(한국시간) 선덜랜드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 후반 17분 교체 출전,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1골 2도움을 기록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있었지만 발목 부상에서 회복해 2주 만에 돌아온 미키타리안 또한 즐라탄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키타리안은 후반 41분 즐라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몸 뒤쪽으로 날아오자 오른발을 등 뒤로 들어올리며 공에 발을 갖다 댔다. 일명 ‘전갈 킥’을 시도한 것. 공은 골문 왼쪽 구석을 향했고 EPL 명장면으로 기록될 골이 완성됐다.

이날 골은 미키타리안이 맨유의 ‘크랙’으로 자리매김할 자격을 입증한 것이었다. ‘크랙’은 화려한 개인능력을 바탕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선수들에게 붙는 찬사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이런 선수들이 한 방을 터뜨려 승리를 챙기곤 한다.

조세 무리뉴 맨유 감독은 과거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시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지난해까지 첼시를 이끌던 때에는 에당 아자르라는 ‘크랙’을 보유하고 있었다. 두 팀이 쟁쟁한 팀들을 물리치고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울 때마다 팀을 구해낸 이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레알이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0~2011시즌 호날두는 40골로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2014~2015시즌 첼시가 트로피를 들어올렸을 때 아자르는 14골 9도움으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무리뉴 감독의 선택을 받은 미키타리안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축구팬들을 열광케하고 있다. 특히 12월 보여주는 활약은 놀랍다.

지난 9일 조르야 루간스크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는 유려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원맨 골’을 터뜨리더니 11일 토트넘과 리그 경기에서는 역습 상황에서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들며 강력한 슛 한 방으로 맨유에 승리를 안겼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도움왕 출신인 미키타리안은 어시스트로도 득점 창출 능력을 뽐냈다. 지난 1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풋볼리그(EFL)컵 8강전에서는 2도움으로 4-1 승리를 이끌었다.

맨유는 올 시즌 초 부족한 득점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맨유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6무를 거뒀다. 일방적인 공격에도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미키타리안이 본격적으로 기용되며 맨유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맨유는 리그에서 9경기 연속 무패(5승 4무), 4연승을 달리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맨유 공식채널 MUTV와 인터뷰에서 “미키타리안의 모든 커리어를 통틀어 정말 아름다운 골이었다”며 “올드 트래포드의 팬들이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부상에서 잘 회복해서 돌아와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