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이슈] 염경엽 SK 단장, 김성근 이후 변한 와이번스의 '마지막 퍼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SK 와이번스의 염경엽 단장 선임이 야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던 지난 시즌, 와이번스로 팀을 옮길 것이라는 루머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던 그였기에 패닉에 빠진 넥센 팬들도 여럿 보인다.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도 SK 와이번스가 야구 전문가로서의 식견, 육성시스템에 대한 이해,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을 비롯한 현장과의 호흡 등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여론 악화라는 리스크를 짊어지고도 SK는 ‘염경엽 카드’를 기어이 관철시켰다. 류준열 대표이사가 직접 미국으로 날아갈 정도로 공을 들인 인사다. 계약기간도 3년으로 명시했다. 일반적으로 단장 선임 소식에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는다.
SK의 염경엽 영입은 김성근 감독 이후 가져온 기조의 화룡점정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 재임 시절 속앓이가 심했던 와이번스다. 2007년부터 4년간 우승 3회, 준우승 1회로 빛났지만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잡음이 많았다.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고 전권을 휘두른 그와 구단 차원에서 미래를 준비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2011년 8월 이후를 살펴보면 SK가 얼마나 변했는지 알 수 있다.
이만수 전 감독은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코치를 지낸 '미국색' 짙은 지도자였다. 후임 김용희 감독은 현장 복귀 전 운영총괄을 지내 프런트와 갈등을 최소화했다. 임기 내내 “나는 떠날 사람”이라며 ‘시스템’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신임 감독은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를 이끌어 본 트레이 힐만이다. 그리고 젊은 넥센을 지휘했던 염경엽 단장을 퍼즐의 마지막에 끼워 SK 시스템 구축의 기틀을 완성했다.
민경삼 단장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SK 와이번스가 첫째로 둔 가치는 시스템이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유망주를 육성하고 홈구장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최적화된 선수단을 구성하는 것, 와이번스만의 문화를 만드는 게 여론보다 중요했다.
염경엽 단장과 SK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못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