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서원구 박지호, 리틀야구 강타한 '왼손 파이어볼러'
[2017 리틀야구 내가 빛낸다] ③ 신장 180㎝-최고 구속 120㎞, 리더십도 일품
[스포츠Q(큐)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왼손 파이어볼러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충북 청주 서원구 리틀야구단에는 신장 180㎝, 몸무게 75㎏의 사우스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조치원 대동초 6학년 박지호다.
서원구는 2014년 9월 닻을 올린 리틀야구 막내뻘 구단이다. 창단 준비 중이던 2013년 가을, 취미반으로 야구에 입문한 박지호는 가파른 성장세로 윤동일 감독을 설레게 했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6학년 형들을 제치고 주장도 맡았다.
한국리틀야구연맹 관계자는 “박지호는 인성이 바르고 동생들도 잘 챙기는 청주 서원구의 리더”라며 “투구 매커니즘이 좋고 빠른공 스피드가 시속 120㎞까지 나온다. 실전 때나 훈련 때나 아주 성실하고 집중력도 좋다”고 극찬했다.
왼손투수다 보니 당연히 가장 완벽한 투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를 롤모델로 삼는다. 장난기 넘치는 유쾌한 성향을 지녀 그런지 ‘그라운드의 개그맨’ 박석민(NC 다이노스)이 그렇게 좋단다. 박지호는 “야구를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웃었다.
“키가 크긴 한데 제구력이 안 좋다”고 고민을 털어놓지만 윤동일 감독은 “지호는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성격까지 밝다”며 “기본기를 더 잘 갖추고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대성할 자질이 있다”고 귀띔했다.
리틀야구 정상급 선수이지만 아직 어린지라 마음만 앞서는 게 단점이다. 박지호는 “던질 때 힘을 빼려 한다”며 “템포 조절을 위해 마운드에서 숨을 고르고 웃어보기도 한다”고 미소 지었다.
박지호가 보완해야 할 점은 뭘까.
윤동일 감독은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에서 성공하려면 하체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박지호가 조금만 아프다면 한두 달씩 휴식을 부여한다. 선수촌병원 트레이너, 야탑고 트레이닝 코치를 지낸 이가 스승이니 유연성 기르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창단 3년째를 맞이하는 서원구가 리틀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당장 전용구장이 없어 청주 밀레니엄타운, 한국폴리텍대학, 세광고 등을 떠돌며 훈련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다.
열악한 환경을 잘 아는 박지호는 더 야구에 집중할 뿐이다.
“윤동일 감독님이 잘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박지호는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2017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시리즈에 꼭 나가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