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분만에 25점 뒤집은 '언빌리버블 패트리어츠', 톰 브래디의 뉴잉글랜드 슈퍼볼 V5
3쿼터 한때 3-28까지 뒤지다가 28-28 극적인 동점…슈퍼볼 사상 첫 연장서 천금 터치다운으로 역전승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51번째 슈퍼볼은 하나의 역사였다.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25점차를 극복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통산 5번째 슈퍼볼 정상에 올랐다. 물론 그 중심에는 백전노장 쿼터백 톰 브래디가 있었다.
뉴잉글랜드는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센터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팰컨스와 제51회 슈퍼볼에서 3쿼터 한때 3-28까지 뒤졌지만 브래디의 활약으로 정규시간 4쿼터까지 28-28 동점을 만든 뒤 연장전에서 천금 터치다운을 뽑아내며 34-28로 이겼다.
이로써 뉴잉글랜드는 2001년과 2003년, 2004년, 2014년에 이어 통산 5번째 슈퍼볼 정상에 오르며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5점차 열세를 뒤집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브래디는 테리 브래드쇼(전 피츠버그 스틸러스), 조 몬타나(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통산 5차례 슈퍼볼 정상에 오른 쿼터백이 됐다.
또 브래디는 통산 4번째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브래디는 몬타나를 넘어서 가장 많은 슈퍼볼 MVP에 선정된 선수가 됐다.
이날 경기는 쿼터백의 싸움이었다. 뉴잉글랜드에는 뉴잉글랜드의 슈퍼볼 우승을 모두 이끌어냈던 브래디가 있었고 애틀랜타에는 올 시즌 미국프로풋볼(NFL) MVP에 오른 맷 라이언이 버티고 있었다. 브래디와 라이언의 활약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경기였다.
현지의 많은 전문가들은 대부분 애틀랜타가 '언더독'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1, 2쿼터 전반까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애틀랜타는 2쿼터에만 3개의 터치다운과 맷 브라이언트의 보너스킥으로 무려 21점을 먼저 따냈다. 2쿼터 종료 2분 21초를 남겨놓고는 로버트 알포드가 인터셉션에 이은 82야드 터치다운까지 성공시키며 뉴잉글랜드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뉴잉글랜드는 2쿼터 종료 5초를 남겨놓고 스티븐 고스트코프스키의 41야드 필드골로 3점을 만회했지만 3쿼터 6분 24초 애틀랜타가 테빈 콜먼의 터치다운에 이은 브라이언트의 보너스킥으로 28-3으로 달아났다. 애틀랜타가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데다 남은 시간을 생각하면 뉴잉글랜드의 역전승 가능성은 적어보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브래디의 '마법'이 시작됐다. 3쿼터 종료 2분 6초를 남기고 브래디의 패스를 받은 제임스 화이트의 5야드 전진 터치다운으로 6점을 따라갔다. 보너스킥은 놓쳤지만 뉴잉글랜드는 이때부터 거세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이어 4쿼터에는 고스트코프스키의 33야드 필드골에 이어 브래디의 패스를 받은 대니 아멘돌라의 6야드 전진 터치다운과 화이트의 2점짜리 컨버전 플레이를 성공시키면서 순식간에 20-28까지 따라갔다.
올 시즌 최강 수비를 자랑했던 애틀랜타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브래디는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4쿼터 종료 57초를 남기고 화이트의 1야드 전진 터치다운과 함께 2점짜리 컨버전 플레이 상황에서 브래디의 패스를 받은 아멘돌라의 성공으로 28-28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불과 16분 9초 사이에 25점이 만들어졌다.
애틀랜타는 마지막 57초 동안 끝내기 점수를 뽑아내려고 했지만 이미 경기 분위기는 뉴잉글랜드로 넘어가 있었다. 결국 역대 통산 처음으로 슈퍼볼에서 연장전이 치러졌고 연장전 3분 52초에 화이트가 2야드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면서 경기가 마무리됐다.
뉴잉글랜드 선수들과 팬들은 믿겨지지 않는 대역전극에 환호성을 질렀고 라이언을 앞세운 애틀랜타는 1998년 이후 18년 만에 맞이한 두번째 슈퍼볼에서 다시 한번 분루를 삼켰다. 특히 라이언은 NFL 정규시즌 MVP가 슈퍼볼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는 악연의 희생양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