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개막 D-7] ⑥ 지난해 실패는 잊어라, 다시 도약하는 수원 삼성
권창훈 떠났지만 골키퍼 신화용부터 미드필더 김민우-소브시치 등 알찬 강화…190cm 장신 중앙 수비수 매튜도 기대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수원 삼성에 지난해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까딱 잘못하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도 있었다. 백척간두의 위기 속에서 수원 삼성은 K리그 클래식에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덤으로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그래도 실패는 실패였다.
수원 삼성의 지난해 실패는 여러 가지 요인을 찾을 수 있지만 구단의 지원 체계가 완전히 망가진 이유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선수들은 빠져나가는데 이를 메워주지 못했다. 수원 삼성이 뒤늦게나마 반등할 수 있었던 것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조나탄이라는 골잡이를 데려왔기에 가능했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실패를 딛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일단 현재까지 준비사항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분명 좋아졌다. 물론 지원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정원 감독이 전술과 전략을 갖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토대 정도는 마련됐다.
일단 수원 삼성은 골키퍼 신화용을 데려와 골문을 강화했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골문과 수비 불안으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잦았다. 수원 삼성이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가운데 가장 무승부가 많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원 삼성은 챔피언 FC 서울과 같은 10패를 기록했고 3위부터 6위까지 차지한 제주 유나이티드(13패), 울산 현대(12패), 전남(15패), 상주 상무(19패)보다도 적었다. 그럼에도 수원 삼성이 하위 스플릿으로 밀리고 7위에 그쳤던 것은 역시 38경기 가운데 무려 18번이나 비겼기 때문이다. 수원 삼성이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거둔 승수는 최하위로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수원FC와 똑같은 10승이었다.
그러나 골키퍼 신화용의 영입은 수원 삼성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원천이 될 전망이다. 상주(65실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9실점을 기록했던 수원 삼성의 수비 불안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쿼터를 사용해 수비도 강화했다. 시드니FC와 브리즈번 로어 등에서 활약했던 호주 출신의 매튜 저먼을 영입했다. 190cm의 장신 수비수인 저먼은 왼쪽 풀백과 중앙 수비를 모두 볼 수 있는 자원이어서 서정원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혼용할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됐다.
권창훈이 프랑스 리게앙 디종으로 이적했지만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사간 도스에서 뛰었던 김민우를 공격 2선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염기훈과 산토스, 김민우의 삼각 편대에 조나탄의 원톱이라면 어느 팀 수비라인도 무너뜨릴 수 있다.
최전방 원톱으로 활용될 조나탄은 지난 시즌 중간에 들어왔음에도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을 넣으며 뛰어난 득점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박기동이 후반 조커로 맹활약해 준다면 수원 삼성의 공격라인은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크로아티아 청소년 대표 출신 다미르 소브시치는 벌써 팬들로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페인 말라가 전지훈련에서 합류, 두 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소브시치는 66번을 달고 뛰어 팬들로부터 '육육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소브시치가 권창훈의 빈자리를 메워준다면 수원 삼성은 지난 시즌 구겨진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
또 하나 긍정적인 요소는 코칭스태프다. 수원 삼성은 올 시즌 선수들에게 '승리 DNA'를 주입시키기 위해 김태영 코치와 이운재 골키퍼 코치를 영입했다. 현역 시절 악착같은 수비로 유명했던 김태영 코치와 수원 삼성의 레전드인 '미스터 블루' 이운재 코치의 영입은 수비와 골문 강화는 물론 수원 삼성의 자부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가운데 유일하게 승점을 따낸 팀이 바로 수원 삼성이고 보면 올 시즌 전망이 지난해만큼 어둡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