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매 웃다, 대한항공-흥국생명 '사상 첫 V리그 동반 우승'
대한항공 6년만-흥국생명 9년만의 정규리그 우승…박미희 감독 4대 프로스포츠 첫 여성 사령탑 우승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3월 꽃샘추위로 날씨는 쌀쌀했지만 인천에는 봄이 찾아왔다.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이 V리그 사상 처음으로 같은 날 정규리그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삼성화재와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7 23-25 25-20 20-25 15-13) 승리를 거두고 2010~2011시즌 이후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근 2연패 늪에 빠져 우승 기회를 계속 날렸던 대한항공(승점 72)은 세 번째 도전 만에 값진 승점 2를 추가,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위 천안 현대캐피탈(승점 65)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도 승점 71로 대한항공을 넘을 수 없는 까닭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5일 막을 올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창단 첫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앞서 여자부 흥국생명이 우승 축포를 터뜨린 데 이어 대한항공까지 우승의 기쁨을 맛보면서 인천을 연고로 한 남녀 프로배구 두 팀이 V리그 사상 최초로 같은 날 동반 우승을 차지하는 역사를 썼다.
흥국생명은 이날 대전 KGC인삼공사에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21) 승리를 거두고 승점 59(20승 9패)를 확보, 남은 한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007~2008시즌 이후 9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은 3번째 시즌을 맞은 박미희 감독 체제에서는 처음으로 리그 패권을 안았다. 박 감독은 국내 4대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여자 사령탑으로 처음으로 우승을 견인, 국내 스포츠 역사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
매년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대한항공과 달리 흥국생명은 과거 꽤 긴 암흑기를 거쳤기에 이번 우승이 더 뜻깊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이 맹위를 떨쳤던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까지 세 차례 V리그 정상에 올랐던 명문팀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이에 2014~2015시즌을 앞두고 박미희 감독을 선임한 흥국생명은 주포 이재영을 필두로 서서히 성적을 끌어올렸고 이날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흥국생명은 통산 4회 우승으로 여자부 최다 우승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