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토프 잔디 악재 극복한 맨유, '전술가' 무리뉴의 선택은 스리백
올 시즌 처음으로 스리백 포메이션…열악한 잔디-러시아 원정 불리함 딛고 1-1 무승부
[스포츠Q(큐) 이희찬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세 무리뉴(54) 감독의 전술 변화가 빛났다. 2700㎞의 머나먼 원정거리와 열악한 잔디상태 속에서 최악의 결과를 면하며 한숨을 돌렸다.
맨유는 10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올림푸스 2 스타디움에서 열린 FC 로스토프와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가 펼쳐진 올림푸스 2 스타디움의 열악한 잔디 상태는 경기 전부터 화제였다. 정상적인 패스 연결조차 어려울 정도로 잔디가 고르지 못했다. 낯선 원정을 떠나온 맨유에게 불리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무리뉴는 전술가다운 대처로 위기를 극복했다. 필 존스-크리스 스몰링-마르코스 로호가 스리백을 형성했다. 4-3-3과 4-1-2-3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무리뉴의 스리백 도입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공격 지역에서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195㎝), 마루앙 펠라이니(194㎝) 등 장신 선수들을 앞세운 롱볼 전술을 구사했다. 2선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평소 성향과도 차이가 있었다. 긴 패스를 통해 잔디의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선수 기용이었다.
무리뉴의 변칙 전술은 적중했다. 득점 장면은 무리뉴가 경기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그림 그대로였다. 전방을 향하는 긴 패스를 가슴으로 받아낸 펠라이니가 즐라탄에게 공을 연결했다. 즐라탄은 쇄도하는 헨릭 미키타리안의 득점을 도왔다.
무리뉴는 경기 후 맨유 공식채널 MUTV와 인터뷰에서 “원정에서의 경기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팀의 경기력을 묻는 말엔 “스리백으로 출전한 선수들이 매우 긍정적인 경기를 펼쳤다”며 이번 시즌 처음 가동한 스리백에 합격점을 줬다.
전술 변화를 통해 원정에서 무승부를 확보한 맨유는 오는 14일 홈에서 2차전을 통해 유로파리그 8강 진출을 노린다. 오는 14일에는 라이벌 첼시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도 앞두고 있는 무리뉴가 어떤 전술로 팀의 승리를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