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이슈] 측면 유망주 허용준 합류, 슈틸리케 선택 '신의 한수'될까
전남 유스출신, U-20 대표팀 경력…이청용 빠진 측면 공격수 공백 메울 것으로 기대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소속팀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대신 전남 유스출신 측면 공격수 허용준(전남)이 발탁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깜짝 발탁'이다.
허용준은 13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관 4층 대회의실에서 발표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엔트리 24명 안에 들었다. 허용준은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다.
허용준이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겠지만 전남 드래곤즈 팬들 사이에서는 유망주로 통하고 있다. 여수 출신으로 전남 유스에서 뛰었던 허용준은 19세 이하(U-19),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2012년 고(故) 이광종 감독이 이끌던 U-19 대표팀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려대에서는 전국체전을 비롯해 춘계와 추계대학연맹전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5년 추계연맹전에서는 4골을 터뜨리며 득점왕까지 차지했을 정도로 득점력도 갖추고 있다.
특히 허용준은 멀티 플레이어로 가치가 있다. 서동원 감독이 이끌던 고려대에서는 여러 공격 포지션을 소화했다. 중앙 미드필더와 좌우 측면, 최전방 공격수, 섀도우 스트라이커까지 맡았다. 허용준 스스로도 어느 포지션이든 자신있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시즌 전남을 통해 데뷔, 28경기에서 4골과 3도움을 기록하며 프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 2경기에서는 아직까지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전남은 K리그 클래식 2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기록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오래 전부터 허용준을 지켜봤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이청용이 소속팀 출전 기회를 잃으면서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청용의 공백을 대비한 선수로 허용준을 눈여겨 보고 발탁 시기를 저울질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 2경기만 본 것이 아니라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어제도 직접 경기를 지켜봤다. 공을 가지고 있을 때 플레이가 인상적"이라며 "끝까지 고민하다가 이재성의 부상으로 선발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허용준을 뽑은 것을 두고 깜짝 발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정협처럼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친 선례가 있다"며 "K리그에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실력을 보여주고 가능성을 증명한다면 대표팀에 뽑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젊은 선수들의 희망을 꺾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정한 선발을 통해 충분히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동안 이정협(부산)과 권창훈(디종) 등 적지 않은 선수들을 A매치에 발탁시켜 성공을 거뒀다. 그동안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제는 부산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공격자원이 됐다. 권창훈 역시 프랑스 리게 앙으로 이적했다.
허용준이 이청용이 없는 측면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는 없다. 게다가 오는 23일 중국과 원정 경기에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기 때문에 더더욱 효용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