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이슈]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자이언츠가 유독 주목받는 까닭

2017-03-15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오랜 잠을 깨고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LG 트윈스-한화 이글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kt 위즈-삼성 라이온즈, 마산구장 넥센 히어로즈-NC 다이노스, 사직구장 SK 와이번스-롯데 자이언츠,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 등 전국 5곳에서 막을 올렸다. 

개막전에서 SK에 2-3으로 졌지만 가장 눈길이 가는 팀은 아무래도 롯데 자이언츠다. 대동중, 경남고 출신의 ‘빅보이’ 이대호를 4년 150억원의 파격 조건으로 컴백시켰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년 등 5년을 해외에서 보내고 돌아온 ‘우리 대호’를 직접 보겠다는 팬들로 사직구장이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자이언츠에게 있어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잘 해도 문제, 못 해도 문제인 딜레마다. 1989년 시범경기가 도입된 이후 무려 9차례나 1위에 올랐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범경기 최다 우승 구단이다. 한 번도 지지 않은 해(1995, 5승 1무)도 있고 경이적인 승률 0.917(2009, 11승 1패)을 기록한 적도 있다. 누리꾼들로부터 ‘봄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은 이유다.

좋은 기억도 있다. 1992년이다. 6승 3무 2패로 프로야구 시범경기 1위에 오르더니 그해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쳐 포스트시즌 막차에 올라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에서 해태 타이거즈를 물리치더니 한국시리즈에서 ‘핵타선’ 빙그레 이글스마저 잡고 정상에 올랐던 때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후로 우승이 없다.

그간 호남의 KIA 타이거즈와 더불어 KBO리그 흥행을 책임져왔던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지난해 홈 관중 85만2639명, 경기당 1만1842명 등 관중수 5위로 처지면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아무리 프로야구 시범경기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지만 적어도 부산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줄 최소한의 바람은 일으킬 필요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이번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체크해야 할 포인트는 크게 2가지다.

전준우, 김문호, 손아섭, 이대호, 최준석, 앤디 번즈, 강민호 등이 꾸릴 타순은 나머지 9구단 어디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관건은 마운드다. 선발 중에는 파커 마켈과 송승준 노경은, 불펜에선 윤길현, 손승락의 피칭 내용이 중요하다. 이들이 못하면 올해도 롯데 자이언츠는 포스트시즌과 연을 맺지 못한다.

하나 더, 황재균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다. 그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나면서 주전 3루수가 누군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거포 기질을 뽐낸 오승택과 이대호의 영입으로 1루수에서 밀려난 김상호가 핫코너를 두고 다툴 전망. 황재균과의 간극을 최대한 줄여 조원우 감독으로부터 선택을 받으면 야구인생에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