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선수협 회장 "팬사인회 거부-메리트 부활요구 오해, 자발적 팬서비스 펼칠 것"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팬 사인회 보이콧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자발적인 팬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호준(41·NC 다이노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 회장이 ‘팬서비스 거부’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선수협은 3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호준 회장은 “어떻게 감히 선수들이 팬들을 볼모로 구단과 ‘메리트’에 대한 협상을 하겠나”라며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해명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메리트는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생겨났다. 현재와 달리 급여가 적었던 시절 선수들의 동기유발을 통한 성적 향상을 위해 구단에서 마련한 제도다. 지난해 3월 KBO 이사회에서는 이 제도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KBO는 이를 위반하는 구단에 벌금 10억 원을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최근 선수협이 지난해 사라진 연봉 외 수당, 일명 메리트 부활을 주장하고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팬 사인회 등 팬서비스를 거부도 불사치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회장은 “정말 메리트에 대한 반발이 컸다면 작년 제도를 없앤다고 했을 때, 혹은 시즌이 끝난 뒤 바로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며 “오히려 메리트는 선수들의 연봉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선수들은 KBO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고 이후 이사회에서 이에 대한 안건이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선수들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구단의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의 행사 참여 요구는 계속돼 구단과 대화를 해보려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사와 다른 보도가 나갔다고 해명했다.
다만 선수협은 좀처럼 변화할 줄 모르는 야구규약에 대한 개정은 촉구했다. 이호준 회장과 함께 참석한 선수협 사무총장 김선웅 변호사는 “9,10구단이 생기고 관중도 늘어났다. 프로야구가 비약적 발전을 이뤘지만 규약과 관련해서는 변한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수협은 FA 등급제 실시, KBO 연금 확대, 육성선수 보류제도 폐지, 부상자제도 도입, 군보류선수의 경력인정, 1군 수당 조정, 최저연봉 주기적 조정, 연봉조정제도 개선, 외국인선수 엔트리 재검토, 에이전트제도의 차질 없는 진행 등을 요구했다.
선수협은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약속했다. 이호준 회장은 “팬들과 선수들 간 오해를 풀기 위한 게 이 자리의 궁극적 목적이었다”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팬서비스에 나서면 오히려 구단 측이 준비한 것보다도 팬들도 더욱 좋아할 것들이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발적 팬서비스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