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위대한 거포로 진화... 이승엽도 못한 '프로야구 3호' 1경기 4홈런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박경완, 박병호 그리고 최정. SK 와이번스의 간판타자이자 지난해 홈런왕인 최정이 한국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하루를 보냈다.
최정은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4홈런을 때려내며 SK 와이번스의 9-2 승리에 앞장섰다.
최정의, 최정을 위한, 최정에 의한 경기였다. 역대 거포인 김성한도 이만수도 장종훈도 타이론 우즈도 이승엽도 해내지 못한 경이로운 기록을 '소년 장사' 최정이 썼다.
한 경기에서 한 타자의 대포가 4개 나온 건 2000년 5월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박경완(당시 현대 유니콘스), 2014년 9월 4일 목동 NC전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에 이은 역대 3호다.
1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왼쪽으로 솔로홈런을 날린 최정은 3회말 무사 3루에서 또 좌월 아치를 그렸다. 두 홈런 모두 NC의 왼손 선발 구창모로부터 뽑아냈다.
끝이 아니었다. 최정은 7회말 오른손 계투 배재환으로부터 좌월 투런포를, 8회말 오른손 불펜 윤수호로부터 좌월 솔로포를 때렸다. 4안타(4홈런) 6타점 4득점.
최정은 단숨에 홈런, 타점 부문 단독 선두로 점프했다. 지난해 40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그는 2년 연속 최고 거포 타이틀을 향해 거침없이 진군했다.
SK 와이번스는 최정 외에 김동엽의 5회 솔로포, 한동민의 7회 솔로포까지 무려 6번이나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발휘했다. 팀 한 경기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화끈한 화력을 앞세운 SK는 지긋지긋한 6연패에서 탈출, 마침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1승 6패.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7경기 만에 한국프로야구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 윤희상은 6이닝 102구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박정배, 박희수, 문광은은 1이닝 씩을 무실점으로 막아 경기를 깔끔하게 끝냈다.
전날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돼 2경기 연속 스타팅으로 나선 중견수 노수광은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포수 이홍구는 SK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렀다.
2연승을 달리던 NC는 선발 구창모가 2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완패했다. 시즌 전적 3승 4패, 한화 이글스가 광주 원정에서 승리해 순위가 한 계단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