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선수들도 소치패럴림픽에서 뜨거운 열정 쏟는다

밴쿠버서 은메달 땄던 휠체어 컬링 및 첫 메달 노리는 아이스슬레지하키 등 선수 27명 출전

2014-03-05     박상현 기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던 동계올림픽의 성화는 꺼졌지만 또 다른 뜨거운 열정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러시아 소치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소치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그것이다.

오는 8일 오전 1시(한국시간)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6일까지 열흘 동안 열리는 소치 동계패럴림픽은 44개국에서 1100여명의 임원 및 선수들이 참가한다.

한국은 척수장애와 절단 및 기타장애, 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선수들이 출전하는 동계패럴림픽에 선수 27명을 포함해 1992년 대회 첫 참가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5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아이스슬레지하키와 휠체어 컬링, 크로스컨트리 스키, 알파인 스키 등 바이애슬론을 제외한 4개 종목에 출전하는 한국선수단은 지난 1일 출국해 벌써 현지 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선수 27명 가운데 과반수가 아이스슬레지하키에 출전한다. 선수단 기수 정승환(28·강원도청)을 포함해 17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아이스슬레지하키는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 때는 5~8위전에서 스웨덴을 2-1로 이겼고 5~6위전에서 체코에 1-2로 져 6위를 기록했으나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해 토론토에서 벌어졌던 세계아이스슬레지하키 챌린지에서 1위 캐나다에 1-2로 아쉽게 지는 등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대회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았던 조영재(29·강원도청)도 이번 패럴림픽에 출전한다.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휠체어 컬링 역시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휠체어 컬링은 비장애인 컬링과 달리 남녀 혼성으로 치러진다. 이번 대회는 밴쿠버에서 '홍일점'이었던 리드 강미숙(46·원주연세드림) 외에 윤희경(47·의정부시장애인종합복지관)까지 두 명의 여성 선수들이 출전한다.

개인 종목에서는 알파인스키에 3명, 크로스컨트리에 2명 등 5명이 출전한다.

토리노 대회부터 3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박종석(47·하이원)이 활강과 슈퍼G, 슈퍼 콤바인, 회전, 대회전 등 다섯 종목에 출전한다. 이치원(41·하이원)과 양재림(25·대한장애인스키협회)은 남녀 회전 및 대회전에 나선다.

서보규(20·대한장애인스키협회)와 서보라미(28·대한장애인스키협회)도 남녀 크로스컨트리 종목에 출사표를 던졌다.

■ 경기일정 (현지시간 기준)

▲ 3월 7일
개회식(오후 8시)

▲ 3월 8일
아이스슬레지하키 예선 1차전 한국-러시아(오후 8시)
휠체어 컬링 리그 1차전 한국-노르웨이(오전 9시 30분), 2차전 한국-미국(오후 3시30분)
알파인스키 활강(오전 10시)

▲ 3월 9일
아이스슬레지하키 예선 2차전 한국-미국(오후 4시30분)
휠체어 컬링 리그 3차전 한국-영국(오후 3시 30분)
알파인스키 슈퍼G(오전 10시)

▲ 3월 10일
휠체어 컬링 리그 4차전 한국-러시아(오전 9시30분), 5차전 한국-중국(오후 3시30분)

▲ 3월 11일
아이스슬레지하키 예선 3차전 한국-이탈리아(오전 9시30분)
휠체어 컬링 리그 6차전 한국-슬로바키아(오전 9시30분)
알파인스키 슈퍼 콤바인(오전 9시30분, 오후 3시30분)

▲ 3월 12일
아이스슬레지하키 5~8위전(오후 4시, 오후 8시)
휠체어 컬링 리그 7차전 한국-캐나다(오전 9시30분)
크로스컨트리 남여 1km 질주(오전 10시, 오후 12시30분)

▲ 3월 13일
아이스슬레지하키 준결승전(오후 1시, 오후 8시)
휠체어 컬링 리그 8차전 한국-핀란드(오전 9시30분), 9차전 한국-스웨덴(오후 3시30분)
알파인스키 남자 회전(오후 4시, 오후 7시)

▲ 3월 14일
아이스슬레지하키 7~8위전(오후 1시), 5~6위전(오후 8시)
휠체어 컬링 동점결승전(오전 9시, 오후 2시, 오후 7시)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오후 4시, 오후 7시)

▲ 3월 15일
아이스슬레지하키 동메달결정전(오후 1시), 결승전(오후 8시)
휠체어 컬링 준결승전(오전 9시30분), 동메달결정전 및 결승전(오후 4시30분)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오전 9시30분, 오후 1시)

▲ 3월 16일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오전 9시30분, 오후 1시)
크로스컨트리 남10km/여5km 스탠딩시각(오전 10시), 좌식(오후 12시30분)
폐회식(오후 8시)

"집중력 발휘해서 2회 연속 패럴림픽 메달 딸게요"

휠체어 컬링 대표팀 강미숙

 

"저는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 휠체어 컬링 종목에 출전하는 강미숙입니다.

이번이 밴쿠버 패럴림픽에 이어 두 번째 출전이네요.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컬링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나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한국 휠체어 컬링이 밴쿠버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었다는 사실을 아세요?

미국과 준결승전을 치른 우리는 1-4로 지다가 4엔드에서 3점을 따내면서 균형을 맞춘 뒤 7-5 역전승을 거두고 메달을 확보했어요. 결승전 상대는 홈팀 캐나다였어요. 캐나다는 2006년 토리노 대회 때도 금메달을 땄던 강호였고 우리는 첫 출전이었죠. 4엔드까지 1-8로 크게 뒤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어요. 5, 6엔드에서 2점씩 따내면서 5-8까지 쫓아갔고 7엔드에서 다시 1점을 보태 두 점 차까지 좁혔어요. 8엔드에서 두 점만 땄어도 동점이었는데. 7-8로 아쉽게 지긴 했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이번 대회도 메달을 바라보고 있어요.

하지만 조금만 집중이 흐트러지거나 상대팀을 우습게 봐도 의외의 패배를 당할 수 있어요. 지난 2012년 국내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러시아 세계선수권에서는 9위까지 떨어진 경험도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가짐부터 바로 잡았어요. 모든 경기에 집중하고 우리의 경기만 풀어나간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모든 장애인 스포츠가 그렇듯 지원이 부족해요. 실업팀이 없고 전용빙상장도 없어요. 실업팀과 전용빙상장 문제만 해결되면 훈련이 많아져 실력도 부쩍 늘지 않을까요. 한국 휠체어 컬링의 실력이 향상되기 위해 시도마다 실업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용빙상장도 없고 실업팀도 없지만 저는 휠체어 컬링을 사랑해요.

2005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10년차네요. 힘들지만 스톤끼리 부딪히는 소리만 들으면 마음이 날아갈 것 같아요. 컬링의 매력인 것 같아요."

tankpark@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