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방어율 4.05-973일만 승리-967일만 9K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이 5경기 만에 고대하던 승리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방어율) 4.05, 2경기 연속 1실점, 973일 만의 승리투수. 탈삼진 9개. 긍정적 요소가 한 가득이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 잔류는 물론 어깨 관절와순 파열 이전인 2013, 2014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17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3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했다. 다저스가 5-3으로 이겨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달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홈런 3방을 맞고 5.87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3점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선발투수의 최소 임무인 5이닝 이상을 3경기 연속(6, 6, 5⅓)으로 소화한 점도 류현진의 가치를 높인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2마일(시속 148㎞)밖에 되지 않았는데 타자와 수 싸움은 완벽하게 이겼다. 류현진이 1경기에 삼진 9개를 솎아낸 건 2014년 9월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6⅔이닝 9탈삼진) 이후 967일 만이다.
전성기 시절 리그 전체를 통틀어 구종 가치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체인지업의 위력은 여전하다. 슬라이더와 커브로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지난 샌프란시스코전보다는 체인지업 비중을 조금 낮추고 다른 변화구로도 허를 찔렀다.
왼손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의 콜업, 손가락 물집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좌완 리치 힐의 컴백, 부진했던 일본인 우완 마에다 겐타의 이틀 전 7이닝 2실점 호투로 류현진의 입지가 코너에 몰린 터였다.
5선발 지위를 잃을 위기에 놓인 류현진은 ‘능구렁이 피칭’으로 보란 듯 존재감을 뽐냈다.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973일 만에 정규리그에 거둔 값진 승리. 시즌 첫 승이자 빅리그 통산 29승이다.
방망이 실력도 일품. 9번타자 류현진은 2회말 볼넷을 골라 상대 선발 닉 피베타를 곤혹스럽게 했고 4회말에는 커브를 받아 쳐 중견수 앞으로 보냈다. 시즌 2호이자 통산 21번째 안타였다. ‘무려’ 멀티 출루다.
4전 5기 끝에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으니 이제 더 진격할 일만 남았다. 기교파 투수로 생존하는 법을 익힌 류현진이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이런 흐름이면 로테이션 잔류는 당연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