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포커스] NC다이노스 스크럭스 홈런-타점 선두, 테임즈 지울 줄이야
고척 3연전 3홈런 12타점, 넥센 폭격... 볼넷 2위 선구안 일품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최정(SK 와이번스)도, 최형우(KIA 타이거즈)도 제쳤다. 재비어 스크럭스(30·NC 다이노스)가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를 지우는 훌륭한 외국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크럭스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런(14개), 타점(39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주중 고척 스카이돔 3연전,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무려 7안타(3홈런) 12타점을 쓸어 담은 덕분이다.
5월 16일자 0.265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가파르게 상승해 0.291(165타수 48안타)가 됐다. 스크럭스보다 나은 타율을 기록 중인 외국인 타자는 윌린 로사리오(한화 이글스, 0.301)와 닉 에반스(두산 베어스, 0.299) 단 둘밖에 없다.
삼진이 많다는 게 유일한 흠이다. 이 부문 57개로 2위인 팀 동료 나성범(47개), 3위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42개)에 월등히 앞선 선두다. 스크럭스는 이를 빼어난 선구안으로 상쇄한다. 볼넷 2위(28개), 사사구 공동 2위(32개)다.
김경문 NC 감독이 “초반에는 볼을 지나치게 고르다가 정신적으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볼넷도 많이 얻어 낸다”며 “처음에는 4번타자 감이 왜 이렇게 볼을 고르나 싶었을 정도였다. 선구안이 좋다”고 흡족해 하는 대목이다.
스크럭스는 지난 3년간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테임즈가 메이저리그(MLB)로 떠나고 후임으로 온 터라 부담감이 막중했다. 3시즌 동안 타율 0.349, 연평균 41.3홈런, 127.3타점을 기록한 테임즈의 반만 해줘도 성공이란 평이 따랐다.
더군다나 2017 프로야구는 투고타저다. 안방에서 개최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에서 대표팀이 탈락해 스트라이크존이 대폭 확대됐고 외국인 타자들이 전부 고생하고 있다. kt 위즈가 조니 모넬을, SK가 대니 워스를 벌써 퇴출시킨 게 좋은 예다.
스크럭스는 쉽지 않은 외부 환경을 친화력으로 극복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분위기를 띄우며 취재진을 향해 한국말로 “수고하십니다. 모두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할 만큼 언어, 문화에도 신경을 쓴다.
5년째 NC맨으로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에릭 해커, 3·4월 6전 전승 평균자책점 1.69로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제프 맨쉽 못지않은 ‘복덩이’가 바로 스크럭스다. 다이노스 팬들이 테임즈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