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이슈] 다르빗슈 다저스 합류, 고생하는 류현진 '선발 경쟁 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류현진(30)과 마에다 겐타(29)의 선발 생존 경쟁은 계속된다. 다르빗슈 유(31)가 LA 다저스에 합류함에 따라 둘 중 하나는 어떻게든 정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류현진으로서는 바람 잘 날 없는 2017시즌이다.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조준하는 다저스가 결국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포스트시즌에서 1선발 클레이튼 커쇼와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할 짝으로 우완 다르빗슈를 낙점했다.
그야말로 초강수다. 다르빗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이긴 하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 자격을 획득해 팀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만큼 우승을 향한 다저스의 염원이 크다는 의미다.
부자 구단 다저스는 안 그래도 선발이 즐비하다. 커쇼, 알렉스 우드, 리치 힐의 입지가 탄탄한 가운데 류현진과 마에다가 브랜든 맥카시, 스캇 카즈미어의 부상을 틈타 자리를 꿰찬 상태다. 안 그래도 맥카시가 돌아오면 교통정리가 시작될 터였다.
마이너리그 유망주 3명(윌리 칼훈, A.J. 알렉시, 브랜든 데이비스)을 텍사스로 보내는 출혈을 감수한 만큼 다르빗슈의 로테이션 합류는 확실하다. 커쇼, 우드, 힐이 좌완이라 오른손 맥카시, 마에다에 비해 왼손 류현진이 유리할 게 없다.
류현진이 전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와 홈경기에서 보여준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기세를 이어 혹시 경쟁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 등 플레이오프 선발 등판은 어려워졌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대부분의 팀이 4인 로테이션을 가동하는데 좌완으로만 선발을 채우는 일은 사실상 있을 수 없다. 정규시즌 중에야 류현진이 선발로 등판일정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큰 경기 역할은 롱 릴리프로 제한될 게 확실하다.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나 다름없는 다르빗슈의 책임감은 막중하다. 일단 허리가 좋지 않아 최대 6주 자리를 비운 커쇼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당장 트레이드 직전 경기인 지난달 27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3⅔이닝 9피안타 10실점으로 산 우려부터 지워야 한다.
2015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은 이후에는 위력이 다소 떨어진 게 사실이다. 올 시즌 성적도 22경기 6승 9패 평균자책점 4.01으로 강력한 임팩트는 없다. 일부에서 다저스의 다르빗슈 영입에 의문을 제기한 이유다.
한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하는 다저스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다르빗슈를 품어 한일 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야구권에 미치는 영향력을 더욱 키우게 됐다.
다저스는 1990년대 노모 히데오, 박찬호를 시작으로 이시이 가즈히사, 구로다 히로키, 최희섭, 서재응, 나카무라 노리히로, 사이토 다카시를 거쳐 2010년대 류현진, 마에다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으로 한국, 일본과 친숙했던 대표적인 구단이다.
다르빗슈가 ‘다저 블루’ 유니폼을 입으면서 다저스의 국내 인기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7년 성적 93승 38패 평균자책점 1.99)하고 미국으로 진출한 그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122경기 52승 39패 평균자책점 3.42로 활약해 한국에도 팬들이 많다.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일 때부터 일본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해 한일전에서 여러 차례 붙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4강전에서 이승엽이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때린 결승 투런 홈런을 두고 “그렇게 체공 시간이 긴 홈런을 처음 봤다”는 글을 남겨 일본인 투수로는 드물게 호감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