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 이호준 "은퇴식 때 울 듯, 박정권-SK에 감사"

2017-08-09     민기홍 기자

[문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은퇴식 때 울지도 모르겠다.”

이호준(41·NC 다이노스)이 '친정' SK 와이번스가 준비한 이벤트에 눈시울을 붉혔다.

이호준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시즌 14차전에 앞서 NC와 SK가 마련한 ‘인천 최종전 기념식’의 주인공이 됐다.

이호준은 “행사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SK 정의윤의 1000경기 출장 시상식이 있다 해서 경기장에 일렬로 섰는데 내 영상이 전광판에 나와 깜짝 놀랐다”고 상황을 돌아봤다.

이날 행사는 8일 NC가 SK에 이호준이 인천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를 제의해 이뤄졌다. SK도 13년을 함께한 맏형이자 전성기를 인천에서 보낸 이호준을 배려하는 데 흔쾌히 동의했다.

이호준은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박석민과 SK 박정권을 비롯한 후배들이 준비해준 거라 하더라”며 “후배들은 물론 SK 구단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SK는 초대형 전광판인 빅보드에 이호준이 푸른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2000~2005년, 붉은 옷의 왕조 시대 2007~2012년까지 사진을 여러 장 담은 1분30여초짜리 영상을 상영, 이호준을 예우했다.

뿐만 아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승엽 말고 이호준도 은퇴한다"며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주장 박정권은 대표로 나서 꽃다발도 전달했다.

이호준은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말하려니 찡했다”며 “그동안 은퇴를 실감 못했는데 오늘 이렇게 접하니 진한 기분이 들었다. 은퇴식 때 울지도 모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호준은 이날 4회초 무사 1,2루 때 9번타자 포수인 박광열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3루의 NC팬은 물론이고 1루 스탠드의 SK팬도 문학에서의 마지막을 맞은 이호준을 큰 박수로 맞이했다.

“치고 싶었지만 볼넷이 됐다. 그래도 팀 득점에 도움이 돼 기뻤다”는 이호준은 “지금은 팀 우승에 보탬이 되는 게 목표다. 팀에 도움이 안 된다면 당장이라도 옷을 벗을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