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kt위즈 유니폼 입고 "스무살 신인, 이정후 형 잇겠다"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스무 살 신인이 없었잖아요. 그게 꿈이었는데. (이)정후 형이 해냈네요. 이어가고 싶습니다.”
kt 위즈 입단이 확정된 강백호(서울고)의 새 시즌 목표다. 프로, 아마야구를 들썩인 초고교급 대어답게 그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신인왕이 유력한 휘문고 출신 1년 선배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간 길을 따르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강백호는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전날 2018 신인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식구가 된 그를 맞이하기 위해 kt 위즈 임원과 홍보팀 직원이 참석한 게 눈에 띄었다.
검은 kt 원정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한 강백호는 “정후 형이 프로에서 잘 적응할 줄은 알았지만 아는 사람이 잘 하니 너무 신기하더라”며 “정후 형도, 최원준(KIA 타이거즈) 형도 자주 조언해준다. 너답게, 자신 있게 하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신인 최다안타 기록을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강백호의 서울고 2년 선배 최원준도 타격 1위 김선빈의 백업으로 순조롭게 프로에 적응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순수 신인’이 강백호 바로 앞에서 등장하니 승부욕이 불타오른다.
신장 182㎝, 몸무게 95㎏의 강백호는 중학교 때 경기도 부천에서 서울로 전학 간 이력 때문에 지역 연고 선수를 우선으로 뽑는 1차 지명에서 제외됐다.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가진 kt가 그를 선택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진욱 kt 감독은 드래프트 직전 “스타성도 신인 지명에 중요한 부분”이라며 강력히 강백호를 원했다. 강백호는 “김진욱 감독님이 저를 알아보신다는 게 신기했다. 지명 받고선 기분이 진짜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현대야구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이도류’를 구현해낸 일본프로야구(NPB)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처럼 강백호는 마운드에서 최고 시속 153㎞의 빠른공을 꽂고 타석에서는 좌중간으로 밀어 홈런을 날리는 괴물이다.
일본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과도 이름이 같은 강백호는 2015년 고척 스카이돔 첫 홈런을 날리면서 스타덤에 올랐고 졸업 학년인 올해 타율 0.422(102타수 43안타) 29⅔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방어율) 2.43을 올렸다.
고교 무대에서 포수로도 경쟁력을 뽐냈던 강백호는 “포지션은 어디든 상관없다. 구단이 원하는 곳으로 가겠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외야도 연습하면 된다”며 “겸업한다면 포수는 좀 힘들 것 같다. 체력은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쿨한’ 강백호다.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미국에 0-8로 져 준우승한 결과를 두고는 “실력에서 졌다. 한일전 직후로 피곤하기도 했고 미국이 워낙 잘했다. 승복한다”고, 야구팬들의 큰 기대에는 “난 아직 보여드린 게 없어서 부담스럽진 않다”고 답했다.
“드래프트 결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올해 초에 의식을 하니 오히려 야구가 안 되더라”는 강백호는 “기대하시는 만큼 해야지 않나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한다. 몸 관리도 잘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역대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힐 만큼 지대한 관심을 받는 고졸 신인 강백호는 과연 어떤 길을 걷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