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헤아' 대구 조현우 "이래도 되나 싶어요"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래도 되나 싶어요.”
‘대 헤아’ 조현우(26·대구FC)는 꿈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국가대표 골키퍼로 평가전에서 선방하니 단숨에 유명인이 됐다. 어딜 가나 알아봐주는 팬들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20일 K리그 대상 시상식 2017에서 만난 조현우는 “울산에서 평가전을 마치고 대구로 넘어가는데 알아봐주시는 분이 많더라”며 “음료수부터 먹을 것이 많더라”고 활짝 웃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3옵션 수문장이던 그는 세르비아전을 통해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조현우의 기량을 익히 알았던 K리그 마니아들에게도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반 27분 프리킥을 걷어낸 장면은 압권. 아뎀 랴이치(토리노)가 때린 공은 골문 구석으로 향했으나 조현우가 몸을 던져 가볍게 쳐냈다. 반사 신경, 운동 능력에 감탄사가 나왔다.
생애 첫 A매치를 치르는 이라면 대개 우왕좌왕하게 마련. 조현우는 상대 공격수들의 압박에도 당황하지 않고 수비수들에게 패스를 찔렀고 양발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클리어링했다.
덕분에 조현우를 그의 소속팀 대구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수문장인 스페인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를 합친 ‘대 헤아’라 부르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갈색 머리마저 닮은 꼴이다.
조현우는 “‘고생하셨다’고 격려해주신 말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더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시상식을 위해 서울로 오는데도 여기저기서 알아봐주시더라. 이래도 되는 건가 싶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 2년간 K리그 챌린지(프로축구 2부)에서 베스트11 골키퍼로 선정됐던 조현우는 이날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으로 우뚝 섰다. 35경기 48실점, 클린시트 10회로 득표율 47.4%(63/133)를 기록했다.
조현우는 수상 소감으로 “팬들의 사랑, 저의 노력으로 상을 받았다”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변하지 않는 모습, 초심으로 돌아가 노력해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고 다짐했다.
2015년 11월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리기까지 2년이 걸렸다. 이젠 김승규(27·비셀 고베), 김진현(30·세레소 오사카)과 당당히 주전 경쟁을 하는 위치로 거듭났다.
조현우는 내년 목표로 “좋은 컨디션,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 상상만 해오던 월드컵에 나가고 싶다”며 “물론 대구를 상위권에 올려놓도록 준비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