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전격 컴백' 넥센히어로즈, 불행 끝 행복 시작? [SQ이슈]

2017-11-27     이세영 기자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차 드래프트에서 한 명도 영입하지 않은 건 이 선수에게 줄 연봉을 확보하기 위함이었을까. ‘박뱅’ 박병호(31)가 2년간의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접고 넥센 히어로즈로 전격적으로 컴백했다. 넥센이 그간의 악재를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넥센은 “27일 오전 미네소타 트윈스와 박병호 간의 잔여 계약 해지가 최종 합의됨에 따라 박병호가 KBO리그로 복귀하게 됐다”면서 “박병호와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병호는 지난 2년간의 MLB 생활을 마감하고 친정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박병호는 넥센 입장에서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최근 힘겨운 시간을 보낸 넥센은 돌아온 박병호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올라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넥센의 2017년은 매우 험난했다. 신임 장정석 감독 체제에서 힘찬 출발을 알린 넥센은 전반기까진 무난한 성적을 냈지만 후반기 들어 투수력이 급격히 무너지며 순위가 떨어졌다. 결국 넥센은 최종 7위에 머무르며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넥센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의 일이었다.

여기에 그간 법적인 문제로 시끄러웠던 이장석 구단주가 이달 6일 검찰로부터 징역 8년을 구형받아 오프 시즌 FA(자유계약선수) 등 업무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물론 넥센이 최근 외부 FA를 잡은 사례가 없지만 내부 FA인 채태인과 협상이 지지부진 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2차 드래프트에서 한 명도 지목하지 않은 건 현 사태를 대변하는 단면과 같았다.

이처럼 악재가 가득한 상황에서 박병호의 컴백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박병호는 넥센에서 전성기를 열었다. 2011시즌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드 된 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특히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두 시즌 연속 50홈런을 터뜨리며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로 활약했다. KBO리그에서 뛰는 동안 개인 통산 MVP 2회, 골든글러브 3회를 수상했다. KBO리그 9시즌 통산 성적은 868경기 타율 0.281(2748타수 773안타) 210홈런 604타점 535득점.

2015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박병호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미네소타 소속으로 뛰었다. 올 시즌엔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 A팀인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활약했다.

미국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MLB 통산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 28득점을 기록했다. 2017시즌에는 빅리그에 단 한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42경기에서 타율 0.247(535타수 132안타) 24홈런 66득점 79타점을 각각 기록했다.

넥센은 “마이너리그에서 2017시즌을 마친 박병호는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미국에 남아 훈련하며 빅리그 재도전 의지를 보였지만, 최근 고심 끝에 KBO리그로 복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KBO리그로 복귀를 결정한 박병호는 미네소타 측에 2019시즌까지 보장된 계약 내용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미네소타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복귀 절차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생활을 끝내고 국내로 복귀하는 박병호는 “2년 전 MLB 진출에서부터 지금 한국으로 복귀하기까지 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미국에서 보낸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좋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이제 고향 팀으로 돌아온 만큼 팬 여러분께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내년 시즌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불행 끝 행복 시작일까. 박병호의 가세로 넥센이 강한 추진력을 얻은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