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넘은 정현 테니스 세계랭킹 29위, 차세대 '흙신'이 일으킬 모래바람에 쏠리는 기대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 호주 오픈 4강 쾌거를 이뤄낸 정현(22·한국)이 예상대로 이형택을 넘어 한국 테니스사를 새로 썼다.
정현은 29일 남자프로테니스(ATP)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남자 단식 랭킹에서 720점을 추가 총 1472점을 기록, 58위에서 29계단 수직상승한 2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형택이 2007년 US 오픈 이후 기록한 36위를 껑충 넘어섰고 현 아시아 최강자 니시코리 케이(일본·27위)를 바짝 쫓았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테니스계에 확실히 이름을 알렸다. 랭킹 5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꺾었고 13위이자 왕년의 최강자 노박 조코비치(크로아티아·13위) 등을 줄줄이 제압했다.
결승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를 상대 하다 발에 물집이 잡혀 기권패했지만 정현의 돌풍에 모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정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정현이 지난해 니시코리, 나달 등과 당당히 겨루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4,5월이었다. 클레이 코트에서 시즌을 치르면서다. 지난해 4월 ATP 투어 대회인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8강, BMW 오픈에선 4강까지 진출했다.
이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도 정현에겐 중요한 대회다. 정현은 끈질긴 리턴 스트로크를 통한 ‘늪테니스’를 펼친다. 상대가 제 풀에 꺾여 범실을 하도록 유도한다. 반면 상대의 강서브에 대처하는 것. 바르셀로나, BMW, 롤랑가로스는 모두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진다. 흙 바닥은 하드 코트, 잔디 코트와 달리 공의 속도가 줄고 바운드가 커진다. 정현의 경기 운영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소다.
당시 정현은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즈베레프를 잡았고 가엘 몽피스(프랑스·), 마틴 클리잔 등 상위랭커들을 연달아 좌절시켰다.
‘흙신’ 나달과 경기에서는 1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가는 등 선전했다. 니시코리와는 프랑스 오픈 3라운드에서 맞붙어 세트스코어 0-2에서 무섭게 추격했지만 비로 경기가 연기되며 아쉽게 석패했다.
클레이코트 시즌은 오는 4월부터 시작된다.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와 마드리드 오픈, 로마 오픈, 바르셀로나 오픈과 프랑스 오픈이 모두 이 때 치러진다.
하드 코트에서 치러진 호주 오픈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탄 정현이 클레이 코트 시즌엔 얼마나 발전된 기량을 펼칠까, 테니스 팬들은 이번엔 페더러가 아닌 ‘흙신’ 나달과 리턴매치를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