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크라우치' 김신욱, 겨울 이적시장서 EPL로?
BBC 예상 '1월에 있을 이적 50명 선수' 선정…오른쪽 종아리뼈 골절이 변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의 피터 크라우치(33·스토크 시티)' 김신욱(26·울산 현대)이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옮기게 될까.
김신욱이 영국 BBC 방송이 28일(한국시간) 예상한 '1월에 있을 이적 50명 선수'에 들어 주목을 받고 있다.
BBC는 김신욱에 대해 '크라우치의 한국 버전'이라고 설명하며 올해 굉장히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해 1월에 이적이 성사될지 아니면 7월 여름 이적시장으로 갈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BBC는 김신욱이 이미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제의를 거절했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어느 팀이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부상당한 것까지 언급, 관심있다는 증거
무엇보다도 영국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BBC에서 김신욱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증거다.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인상적인 경기 모습을 보여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은 상황이어서 이에 매력을 느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김신욱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 200cm의 장신으로 공중볼에 능한 크라우치와 김신욱을 비교한 것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여기에 김신욱이 부상을 당한 상태임을 설명한 것 역시 그의 몸상태와 컨디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증거다. 올해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김신욱은 오른쪽 종아리뼈 골절로 다음달 호주에서 벌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다.
물론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신욱이 부상에서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출전하기에 부담이 있다. 종아리뼈 골절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통상적으로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데려오는 선수들은 즉시 전력감인 경우가 많다. 시즌 전반기를 치른 뒤 모자란 부분이나 부상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된다. 선수에게 지켜볼 시간을 주는 경우는 7, 8월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뤄진다.
김신욱이 부상에서 막 회복했다고 하더라도 즉시 전력감으로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1월 겨울 이적시장은 무리라는 예상도 있다. BBC 역시 7월 여름 이적시장으로 갈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 한국인 공격수 EPL 잔혹사, 김신욱이 깰까
김신욱이 이적에 성공한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역대 네번째 한국인 공격수가 된다. 그동안 이동국(35·전북 현대)과 박주영(29·알 샤밥) 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도 선덜랜드의 부름을 받고 진출했지만 붙박이가 되지 못한채 독일 분데스리가로 터를 옮겼다.
이동국은 미들스브러로 이적할 당시 '라이언 킹'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미들스브러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심바(라이언 킹 주인공)가 아닌 품바(라이언 킹의 돼지 이름)였다'고 평가절하했다.
박주영 역시 아르센 벵거 감독으로부터 직접 전화 연락을 받고 아스널로 갔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준 뒤 눈밖에 나고 말았다.
지동원은 2012년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팬들의 키스를 받는 등 사랑을 받았지만 역시 제대로 중용되지 못한채 아우크스부르크에 두번이나 임대갔다. 지동원은 돌고돌아 결국 아우크스부르크에 둥지를 틀었다.
이처럼 한국인 공격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제대로 활약을 펼쳐주지 못했다. 한국인 선수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는 박지성(33)과 이영표(37),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 기성용(25·스완지 시티) 등 미드필더나 수비수 쪽이었다.
김신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뒤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국인 공격수의 '잔혹사'도 함께 깰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공중볼은 물론이고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몸싸움, 골 결정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단 김신욱의 득점력은 나쁘지 않다. 여섯 시즌 동안 194경기에서 77골을 넣었다. 2~3경기에 한 골씩 넣었다. 부상 때문에 20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해 다섯 시즌 연속 두자리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20경기에서 9골로 평균적으로 두 경기에 한 골씩 기록했다.
하지만 K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력과 수준차는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