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서 부정위타자 해프닝, 28년만에 진기록

롯데와 두산 경기서 두차례나 발생

2014-03-12     박상현 기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프로야구 경기에서 흔치 않은 부정위타자 해프닝이 일어났다. 그것도 같은 경기에서 두번씩이나.
 
두산과 롯데의 한국야쿠르트 세븐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벌어진 지난 11일 상동야구장에서는 선수가 타순을 착각해 두차례나 타석에 잘못 들어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두산의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1번 타자 오재일의 타석 때 4번 타자 박건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는 부정위타자가 들어선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어필을 하지 않아 야구 규약상 '정위타자'가 됐다. 야규 규약상 부정위 타자가 발생했을 경우 다음 타자에 대한 투구가 이뤄지기 전까지 상대팀의 항의가 있지 않으면 정위타자로 인정된다.
 
이러다 보니 기록원들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9회초 선두 타자로 박건우의 다음 타자인 5번 타자가 들어서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2번 타자 최주환이 타석에 들어선 것. 이번에도 롯데는 알아채지 못했고 최주환이 '정위 타자'로 둔갑했다.
 
그러다 보니 두산의 9회초 공격은 최주환, 김현수, 박건우로 이어졌다. 8회초에 타석에 들어섰던 박건우가 또 들어선 것이다.
 
부정위타자 해프닝은 전광판 시설이 있는 현대 야구에서는 좀처럼 나오기 힘든 사건이다. 실제로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1986년 이후 28년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지난 1986년 7월 23일 경기에서 MBC가 롯데를 상대로 박철영이 들어설 타석에 투수인 김태원이 들어섰던 것. 당시 MBC 김동엽 감독은 강병철 롯데 감독으로부터 비신사적인 행위라며 항의를 받자 "고의 여부는 따지지 말라. 규칙대로 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 감독이 규칙대로 했다며 언성을 높였던 것은 19일 전 OB와 MBC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7월 4일 경기에서 OB 박노준이 9회말 부정위타자로 출전했고 이를 두고 김동엽 감독이 부정선수라며 몰수게임 처리해줄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김 감독은 롯데와 경기에서 고의로 부정위타자 해프닝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 이후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부정위타자 해프닝이 없었으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지난해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7월 7일 AT&T 파크에서 벌어졌던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1회말 1사 3루 3번 타자 버스터 포지가 2루타로 선제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곧바로 돈 매팅리 감독이 올라와 부정위타자임을 주장했고 4심 합의 끝에 항의가 받아들여져 포지의 타점은 무효가 됐고 원래 3번 타자였던 파블로 산도발은 아웃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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