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전북 킬러' 인천 문선민 멀티골 활약, 'DF선발 3실점→극장골' 김신욱이 지웠다

2018-07-07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달 보름여 만에 재개된 K리그1(프로축구 1부리그)는 화끈했다. 3경기에서 무려 13골이 터져나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는 하이라이트 필름에만 수많은 장면들로 가득 찰 명경기였다.

전북과 인천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15라운드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1강’ 전북과 11위 인천의 맞대결로 다소 싱거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전주성은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양 팀의 화끈함으로 가득찼다.

 

 

양 팀의 대결은 월드컵 스타들이 자존심 싸움으로 경기 전부터 이례적인 관심을 받았다. 신태용호의 신데렐라 인천 문선민과 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수비수 이용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북한 대표팀을 이끌던 욘 안데르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인천은 휴식기를 거쳐 팀을 완전히 재정비했다. 문선민의 가세는 화룡점정이 됐다. 인천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전북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선제골도 인천의 몫이었다. 전반 6분 후방에서 한 번에 길게 패스가 연결됐고 문선민은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김신욱과 이용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기회를 잡았다.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쳐낸 뒤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인천의 공세는 잦아들지 않았다. 전반 9분 무고사까지 골을 터뜨리며 이른 시간 2-0 리드를 잡았다.

전북은 당황했지만 이대로 물러설 팀이 아니었다. 전반 13분 인천 수문장 정산의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아드리아노가 마무리했다.

그러나 전반 30분 문선민이 다시 한 번 격차를 벌렸다. 또다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문선민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칩슛으로 격차를 벌렸다. VAR(비디오판독)을 시행했으나 문선민이 반대편에 있던 수비수와 동일 선상에 있었던 것으로 판정돼 번복은 없었다.

7,8호골을 몰아친 문선민은 무고사와 함께 리그 득점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국내 선수 중엔 단연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특히 전북만 만나면 강해진다. 지난 번 만남에 이어 전북 전에만 4골을 터뜨리는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정신없이 골이 터졌다.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인천의 골문을 겨냥하던 로페즈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전반은 인천의 3-2 리드로 마무리됐다.

 

 

체력적 부담 때문인지 문선민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이후 전북의 공세가 거세졌다. 로페즈의 과감한 슛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인천에 악재가 따랐다. 후반 10분 김동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것. 인천은 남은 35분을 수적 열세 속에 싸워야 했다.

전북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김신욱의 날카로운 헤더와 한교원의 구석을 파고드는 슛, 교체 투입된 이동국까지 가세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인천 골키퍼 정산의 선방과 수비수들의 몸을 날리는 투혼에 번번이 공은 골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으로 5분이 주어졌고 그대로 인천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던 때 일이 터졌다. 전북은 왼쪽에서 한 번에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떨어진 공을 로페즈가 지체 없이 다시 문전으로 올렸다. 수비 뒷공간에서 침투한 김신욱이 침착한 마무리로 팀에 귀중한 승점 1을 안겼다.

김신욱은 전북 중앙 수비진 줄 부상 속에 이날 센터백으로 선발 출장했다. 수비수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올 시즌 한 차례 수비로 기용돼 무난한 활약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문선민 등 인천의 발 빠른 공격진을 봉쇄하는데 애를 먹었고 3실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본업인 공격수로 복귀했고 막판 극장골을 터뜨리며 어깨를 폈다.

전북은 11승 2무 2패(승점 35)로 선두를 질주했고 인천은 1승 6무 8패(승점 9)로 11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인천은 감독 교체 이후 달라진 면모를 보이며 후반기 반등을 기대케 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수원 삼성과 방문경기에서 전반 22분과 후반 42분 두 골을 뽑아낸 권한진의 활약 속에 3-2 승리를 거뒀다. 제주(8승3무4패·승점 27)는 수원(7승4무4패·승점 25)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경남FC는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물리쳤다. 전반 2분 만에 조재철이 시즌 마수걸이 골로 팀에 리드를 안겼고 후반 21분 네게바가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포를 터뜨렸다. 7승 4무 4패로 수원과 승점 동률을 이룬 경남은 수치 상으로는 수원과 차이 없는 4위에 자리했다. 포항(5승4무6패·승점 19)은 8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