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초점] 벨기에 만날 잉글랜드 '버리 베컴' 트리피어에 열광, 영양가 낮은 케인과 엇갈린 평가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크로아티아 투혼에 빛이 바랬지만 키에런 트리피어(28·토트넘 홋스퍼)의 프리킥 원더골은 충분히 많은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버리의 베컴’으로 급부상한 그의 이날 활약은 중요할 때 침묵했던 해리 케인(25·토트넘 홋스퍼)과 대조적이다.
트리피어는 12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전에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해 프리킥 선제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다. 팀은 졌지만 그는 자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최고 평점 8을 받으며 잉글랜드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잉글랜드의 프리킥 골은 2006년 독일 대회 데이비드 베컴 이후 12년 만이다.
스카이스포츠는 “믿을 수 없는 프리킥. 그의 볼 배급은 훌륭했다. 그가 후반전에 한 패스 실수는 이번 대회 그의 유일한 실수”라며 극찬했다.
이날 침묵한 케인에겐 “그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경기”라며 평점 6을 부여했다. 경쟁자들의 탈락으로 골든부트 수상이 유력한 케인은 이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페널티킥 2골을 포함, 조별리그에서 5골을 넣었지만 정작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그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불과 4개월 정도 앞둔 때만 해도 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의 백업으로 평가받던 트리피어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3-5-2 체제에서 완벽히 날아올랐다. 이번 대회 케빈 데 브라위너(벨기에), 네이마르(브라질)에 버금가는 찬스메이킹 실력을 보여주며 출신지 이름을 딴 ‘버리 베컴’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영국 더 타임즈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그는 27세가 돼서야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며 트리피어의 축구 인생을 집중 조명했다. 많은 현지 매체가 ‘버리 베컴’이 어렸을 적 데이비드 베컴을 우상으로 꿈을 키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우상 베컴의 칭찬을 등에 업은 선수로 거듭났다.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에 따르면 베컴이 직접 “그의 크로스는 매우 훌륭하다”며 트리피어를 극찬했다. 트리피어 역시 “그의 칭찬을 받는 것은 내게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나를 그에게 빗대지만 아직 멀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펼칠 뿐”이라며 화답했다.
소속팀과 대표팀 동료 케인이 중요할 때 부진한 반면 트리피어는 꾸준한 활약으로 패배에도 자신의 진가를 여실히 드러냈다.
잉글랜드는 졌지만 그들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벨기에와 3-4위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