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구자철과 '쌍철 듀오'로 뜨다

가짜 9번 역할 충실, 구자철과 상하 스위칭…구자철 슛 막히자 선제골로 연결

2015-01-10     박상현 기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쌍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쌍철'까지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오만과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첫 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 조영철(26·카타르SC)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에서 공격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구자철(26·마인츠05)이었다. 그러나 그 구자철도 사실은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의 날카로운 패스와 공수 조율로 힘을 얻은 영향이 컸다. 하지만 구자철은 '쌍철 듀오' 조영철과도 호흡이 잘 맞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비슷한 나이또래가 많다. 구자철, 기성용, 조영철이 모두 1989년생 동갑 친구다. 세 선수 모두 연령별 대표팀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함께 했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

그러나 경기 초반 둘 호흡은 그다지 맞지 않았다. 특히 조영철은 반 박자 느린 패스와 움직임으로 종종 흐름이 끊겼다. 패스가 끊기는 바람에 간혹 오만의 역습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조직력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조영철이 조금 더 빠르고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구자철과 상하 스위칭이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골 역시 구자철과 호흡 과정에서 나왔다. 이청용(27·볼턴 원더러스)가 오만의 패스를 끊어 역습을 진행시키는 과정에서 구자철이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강한 슛을 때렸다. 공은 오만 골키퍼 알리 알 합시의 몸을 맞고 튀어나왔고 조영철이 이를 기다렸다는 듯 낚아채며 골로 연결시켰다. A매치 데뷔골이었다.

조영철은 이후에도 구자철과 부지런히 자리를 바꿨다. 조영철이 원톱으로 나온 모양새였지만 오히려 공격 쪽으로 더 나선 것은 구자철이었다. 조영철의 '가짜 9번' 역할이 빛나는 모습이었다.

조영철의 경기력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제로톱 전술'에서 가장 최적화된 선수라는 것을 오만전에서 증명했다. 쿠웨이트와 2차전 역시 조영철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tankpark@sportsq.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