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스타리카 축구 친선경기 하이라이트] '빨라진 속도감' 이재성-남태희, 파울루 벤투 황태자 후보로 우뚝

2018-09-07     안호근 기자

[고양=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국 축구가 달라져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빠른 스피드와 조직적인 공격을 살려 코스타리카를 제압했다. 그 중심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남태희(알 두하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있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경기도 고양종압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SBS, POOQ, 옥수수, 아프리카TV 생중계)에서 이재성과 남태희의 연속골로 2-0으로 이겼다.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 32위로 한국(57위)보다 한참 앞선 북중미 축구 강호지만 한국은 거세게 몰아붙였고 상대를 완파했다.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최전방에 지동원, 2선에 손흥민, 남태희, 이재성이 공격을 이끌었고 그 밑에서 기성용과 정우영이 공수를 조율했다. 포백은 홍철, 김영권, 장현수, 이용,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전반전엔 지동원이 전방에서 버티고 손흥민과 이재성, 남태희가 빠르게 움직이며 공격을 풀어갔다. 기성용이 뒤에서 받치며 그 효과가 더욱 살아났다.

그러나 이재성과 지동원의 슛 등이 무위로 돌아가며 아쉬움을 보였다.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전반 31분 가장 좋은 찬스를 맞이했다. 기성용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한 번에 찔러준 공을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남태희가 컨트롤 했다. 그러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가 손을 써 남태희가 쓰러졌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주장 손흥민이 찬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왔지만 집중력 있게 달려든 이재성이 왼발로 밀어넣어 데뷔전을 치르는 벤투 감독에게 첫 골을 선사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기성용 대신 김민재가 투입됐다. 김영권과 함께 센터백으로 나섰고 장현수가 기성용의 자리로 올라섰다.

후반 초반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빠른 턴에 이은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어 놨다. 이어 장현수의 중거리슛 기회를 넘기며 아시안게임 이후 빛나는 조력자의 면모를 마음껏 발휘했다.

 

 

유기적인 플레이도 빛났다. 손흥민에서 시작된 공격은 이재성으로 이어졌고 장현수가 감각적으로 띄운 공을 지동원이 가슴으로 받아놓은 뒤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후반 21분 이재성과 지동원을 대신해 문선민과 황의조가 동시에 투입됐다. 황의조의 이름이 불리자 관중석에서 열화와 같은 환호가 울려퍼졌다. 황의조가 지동원의 자리로 올라왔고 이재성이 빠진 오른쪽 측면으로 손흥민이 이동하고 문선민이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후반 32분 남태희가 일을 냈다.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이 빠르게 공을 치고 올라섰고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남태희에게 공을 연결했다. 남태희는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 2명을 순식간에 제쳐내더니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넣은 남태희가 후반 34분 교체로 나왔다. 아시안게임에서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넣어줬던 황인범이 교체로 나섰다. 이어 36분엔 손흥민을 대신해 이승우가 피치에 투입됐다. 손흥민과 이승우를 향한 반응이 합쳐져 경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2-0 리드 속에서도 이승우와 황의조 등이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어갔고 벤투호는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 챔피언 칠레와 평가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 데뷔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이슈가 겹쳐지며 이날 고양종합운동장은 5년 만에 A매치 매진 사례를 이뤘다. 오후 4시에 현장판매 티켓까지 모두 팔렸고 총 3만6127명의 유료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열기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