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포인트] '하트 투 하트' 최강희의 '옘병'이 시사한 것

2015-01-17     오소영 기자

[스포츠Q 오소영 기자] tvN 금토드라마 '하트 투 하트'의 주인공 차홍도(최강희 분)는 늘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차림을 하고 있다. 자신의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을 감추기 위해 외출할 때 헬멧을 쓰거나, 할머니 분장을 한다. 차홍도는 사람들과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상대방의 시선을 피해 구석으로 숨어버린다.

이런 그녀는 어울리지 않게 가끔 걸쭉한 욕을 내뱉는다. 전라도 출신 할머니에게 영향을 받아, 속상한 일이 있을 때면 습관처럼 말끝마다 "옘병"을 붙인다. 자신의 감정을 마음에 담아둬야 하는 차홍도가 유일하게 하는 '센' 표현이다.

이 욕은 시원한 분출의 느낌이라기보다 씁쓸함에 가까웠다. 차홍도가 "옘병"을 말할 때는, 상대를 향하기보다 혼자 분을 삭일 때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향한 욕이지만, 결국 그것을 듣는 것은 그녀 자신인 셈이다.

그러나 16일 방송한 3회에서 차홍도는 자신과 갈등을 빚은 정신과 의사 고이석(천정명 분)에 소리를 지르며 '옘병'을 비롯한 '센' 수위의 욕을 퍼부었다. 고이석은 환자인 차홍도와 악연으로 엮여, 차홍도에게 배려 없이 막말을 퍼붓는 인물이다. 여기에 대해 차홍도 역시 화를 그대로 분출한 것이다.

"옘병"이 차홍도 자신이 아닌 상대 고이석에게 향한 순간, 관계의 진전은 시작됐다. 고이석은 차홍도의 치료 요청을 거부한 바 있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는 그녀의 감정 표현을 도와준 셈이다.

이윤정 PD는 "'하트 투 하트'는 차홍도가 치료를 일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닌, 차홍도와 고이석 두 사람이 각자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드라마"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장면 이후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다. 환자 앞에만 서면 생기는 자신의 이명현상에 차홍도가 치료제라는 것을 안 고이석은,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 무료 치료를 약속했다. 자신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지만, 두 사람은 한 층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

금·토 오후 8시30분에 방송되는 '하트 투 하트'는 주목받아야 사는 정신과 고이석(천정명 분)과 주목받으면 죽는 대인기피증 여자 차홍도(최강희 분)의 로맨스 드라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함께 작업한 이윤정 PD와 이정아 작가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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