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초점] SKT T1·킹존·kt·아프리카 대대적 리빌딩 돌입…뎁스 더해가는 한화생명

2018-11-20     강한결 기자

[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의 무관이 LCK 이적시장에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스토브리그를 맞이한 대다수의 구단이 대대적인 리빌딩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T1·킹존 드래곤X·kt 롤스터·아프리카 프릭스 등 LCK 강호들은 핵심선수와도 재계약을 포기하는 강수를 뒀고, 한화 생명 e스포츠는 정글 최대어 무진 김무진을 영입했다.

2018년 한국은 롤 최강국의 자리를 중국에게 헌납했다. 상반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리프트 라이벌즈, 그리고 사상 처음으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초미의 관심을 얻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그리고 안방에서 열린 롤드컵까지 한국은 모두 중국에게 패했다.

다수의 팬들은 그동안 LCK가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다고 지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일부터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스토브리그를 맞이하는 각 구단의 선택도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보인다. LCK 구단의 이적 실황을 정리해본다.

 

◆ SKT T1, 어게인 2015? '페이커' 이상혁은 잔류… '뱅' 배준식·'울프' 이재완 이적

 

 

19일 오후 SKT T1는 공식 SNS를 통해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 서포터 '울프' 이재완과 계약이 종료됐음을 공지했다. 이와 함께 정글러 ‘블랭크’ 강선구, 탑 라이너 '운타라' 박의진, 트할 박권혁, 정글러 '블라썸' 박범찬, '피레안' 최준식 선수도 계약이 종료되어 FA가 되었음을 알렸다.

2014년 처참한 몰락을 기록한 SKT T1는 선수단의 개편을 통해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그 결과 SKT T1는 2015·2016 롤드컵 우승, 2017 롤드컵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SKT T1 김정균 감독은 과거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는 말을 남기며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SKT T1는 현재 원거리 딜러 ‘레오’ 한겨례와 서포터 ‘에포트‘ 이상호를 제외하고 아직 재계약이 없다. ’페이커‘ 이상혁은 재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탑, 정글, 원딜 등의 포지션을 보강해야한다. 다행인 점은 SKT T1가 재정이 안정적인 구단이고, FA로 풀린 선수들 역시 수준급이 많다는 점이다. SKT T1는 부진을 딛고 정상에 오른 2015을 기억하며 다시 도약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 킹존 드래곤 X, 舊(구) 락스 멤버와 이별… ‘칸’ 김동하·‘비디디’ 곽보성 잔류는?

 

 

2018 LCK 스프링 스플릿 우승팀 킹존은 유독 국제무대에서 작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롤드컵 8강 탈락, 2018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준우승 등 국제대회 우승컵이 없다는 것은 킹존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더 큰 문제는 2018 LCK 서머 스플릿부터 캐리라인의 부진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킹존의 대들보인 바텀듀오 원거리 딜러 ‘프레이’ 김종인과 서포터 ‘고릴라’ 강범현이 난조를 보이면서 킹존은 2018 롤드컵에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정글러 ‘피넛’ 한왕호도 동반부진에 빠졌다.

킹존은 현재 김종인, 강범현, 한왕호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한왕호의 경우 SKT T1에서 꾸준한 오퍼를 보내고 있지만, 김종인과 강범현의 계약소식을 들리지 않는다.

킹존의 목표는 탑 라이너 ‘칸’ 김동하와 미드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의 잔류다. 바텀라인이 부진했을 때도 두 선수는 우직하게 역할을 다하며 팀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현재 두 선수의 계약은 만료지만, 킹존은 김동하와 곽보성의 재계약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킹존은 김동하, 곽보성을 잡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이 급선무다.

 

◆ kt 롤스터, 2년만에 막내린 ‘슈퍼팀’… ’스맵’ 송경호 위주로 팀 재편 들어가나

 

 

2017년 kt 롤스터는 롤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로 ’스맵’ 송경호, ’폰’ 허원석, ’데프트’ 김혁규, ’마타’ 조세형을 영입했다. 최정상 기량의 선수들은 롤드컵 우승을 위해 높은 연봉을 마다하고 kt 롤스터에 모였다. 올해 kt는 2018 LCK 서머 스플릿 우승을 차지했지만, 롤드컵에서 LPL IG에게 세트스코어 3-2로 패하며 8강에 머물러야 했다.

kt는 이번 이적시장 가장 많은 출혈을 겪었다. 최고의 바텀듀오 김혁규와 조세형이 빠졌고, ‘차세대 페이커’라고 칭송받던 ‘유칼’ 손우현 역시 재계약을 거절했다. 여기에 허원석마저 FA가 되면서 미드라이너는 전무한 생태다.

kt는 송경호와 ’스코어’ 고동빈을 주축으로 리빌딩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송경호와 고동빈 모두 경력이 오래됐지만 여전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기에 미드 라이너와 원거리 딜러, 서포터들을 영입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그토록 간절했던 우승의 한을 푼 kt가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아프리카 프릭스, ‘국가대표’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은 지켰지만… 미드·서폿 공백은?

 

 

아프리카 프릭스 역시 출혈이 많은 팀이다. 팀의 에이스 ‘기인‘ 김기인은 잔류했지만, 미드 라이너 ’쿠로‘ 이서행, 서폿 ’투신‘ 박종익, 원거리 딜러 ’크레이머‘ 하종훈이 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여기에 아프리카의 노련한 밴픽을 담당한 이재민 코치와 임혜성 코치 역시 팀을 나간다.

2018 롤드컵에서 아프리카는 의외의 성적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NA LCS 클라우드 9을 만나 3-0으로 스윕패를 당했다. 김기인의 분전이 있었지만, 탑을 제외한 다른 라인이 모두 터지며 아프리카는 무기력하게 패배를 지켜봐야했다.

롤드컵 패배의 영향은 컸다. 아프리카는 롤드컵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 맏형 이서행과 계약을 종료했다. 팀 내 고액 연봉자인 쿠로가 나가면서 아프리카는 리빌딩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든든하게 팀을 뒷받침하던 박종익의 부재다. 박종익은 ‘투신’이라는 닉네임 그대로 싸움을 피하지 않는 터프한 모습으로 아프리카의 승리를 이끌었다. 아프리카 역시 kt와 같이 탑 라이너 위주의 팀 개편이 필요하다.

 

◆ 한화생명 e스포츠, 스토브 리그 태풍의 중심… 정글러 ‘무진’ 김무진 영입성공

 

 

이번 이적시장 대다수의 팀들은 선수 유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한화생명 e스포츠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한화 생명은 스토브 리그의 시작부터 BBQ 올리버스 소속 ‘템트‘ 강명구와 ’보노‘ 김기범을 영입했다. 린다랑 ’허만흥‘ ’훈‘ 이장훈, ’성환‘ 윤성황이 계약을 종료했지만 정상급 정글러 ’무진‘ 김무진을 데려오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2018년은 한화생명에게 아쉬움과 가능성을 동시 전한 시즌이었다. 한화라는 대기업의 스폰서를 유치한 후 자금지원이 풍족해졌기 때문이다. 매번 중하위권에 머무르던 한화생명은 2018 LCK 서머 스플릿에서 1세트 차이로 롤드컵 진출에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선수 유출이 없는 한화생명은 준척급 미드라이너와 정글러, 정상급 정글러를 영입했다. 또한 내년 시즌 한화생명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는 팬들도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 강현종 감독의 애제자 ‘건웅’ 장건웅이 코치로 합류해 한화생명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돕는다.

2018년 패배를 거울삼아 LCK는 도전자의 위치에서 다시 정상탈환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역대급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는 LCK가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