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무사사구-강정호 만루홈런, 2019 메이저리그 개막 '기대만발'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류현진(LA 다저스)은 무사사구,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는 만루홈런. 1987년생 동갑내기 메이저리거의 시범경기 성적을 살펴보면 새 시즌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일정을 소화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아메리칸 패밀리 필즈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4경기와 달리 실점이 많았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야스마니 그랜달에게 투런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흠집. 6회 실점은 빗맞은 안타와 불펜 난조 등 불운이 겹쳤다. 4회까진 깔끔했다. 1,3,4회가 삼자범퇴였다.
2019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5경기 15이닝 14피안타 6실점(5자책), 평균자책점(방어율)은 3.00이다. 무엇보다 볼넷, 사구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점이 고무적이다.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키겠다”며 20승을 목표로 세운 류현진의 ‘칼 제구’ 노력이 통한 셈이다.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가운데 류현진은 개막전 혹은 시즌 2차전 선발 등판이 확정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 4연전 첫 두 선발이 리치 힐과 류현진”이라고 못박았다. 순번은 미정이다.
만약 1선발로 출발하면 경기시간은 오는 29일 오전 5시 10분, 2선발로 확정되면 30일 오전 11시 10분이다. 류현진이 안방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워낙 강했던 점,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커쇼와 원투펀치를 이뤘던 점,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개막전 선발을 5차례나 경험한 점 등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개막전 등판 가능성을 낮게 볼 수만은 없다.
음주운전 악몽을 떨치고 돌아온 강정호는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 홈런으로 멀티히트를 작성하면서 슬러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킹캉’이다.
강정호는 승부치기로 진행된 9회말 팀이 3-5로 뒤진 가운데 왼손 계투 D.J. 스넬텐의 바깥쪽 패스트볼을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시범경기 6호 아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더불어 2019 MLB 시범경기 전체 홈런 공동 1위다.
강정호의 시범경기 타율은 0.194(36타수 7안타)에 불과하지만 타점은 10개, 장타율은 0.722에 이른다. 안타 7개 중 6개가 홈런, 1개가 2루타인 데서 강정호가 얼마나 상대 투수들에게 부담을 안기는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시범경기 일정을 끝낸 투수 류현진과 달리 야수 강정호는 포지션 변경 실험도 진행한다. 주전 3루수로 시즌을 시작하지만 23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는 클린트 허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유격수로 출격할 예정이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팀 차원의 조치다.
KBO리그에서 MLB로 직행,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선 류현진과 강정호다. 올해는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명실상부 정상급 스타플레이어로 인정받을 절호의 찬스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