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합격투계의 챔피언스리그 '우리가 로드FC 챔피언들이다!'
[일산= 글 박성환 · 사진 이상민 기자] 비로소 4명의 로드FC 챔피언들이 다 모였다. 서두원(팀원)을 맞아 페더급 1차 방어전에 성공한 최무겸(MMA스토리)과 플라이급 잠정챔피언 왕좌에 등극한 송민종(팀맥스)의 경기가 열렸던 지난 1일 이후 나흘 만이다.
로드FC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메이저 종합격투대회사다. 그렇다면 단체를 빛내는 전 체급의 챔피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포를 푸는 자리도 한번쯤은 필요해진 시점이다.
체급을 오가는 가상 대결 예상평과 서로의 미묘한 견제 심리, 미래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풍경은 어떨까.
이에 스포츠Q가 로드FC 챔피언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역대 최초 시도다.
고양시 일산의 종합격투기 체육관인 어메이징 컴플릿 팀에 모인 4명의 남자들. 이들의 진지한 대담과 유쾌한 수다 현장을 지금 공개한다. (<편집자주> 부산에 거주하는 플라이급 챔피언 조남진(팀매드)은 부상 치료 및 거리상의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음을 알립니다.) [촬영장소 협조 = 일산 어메이징 컴플릿 팀]
- 반갑다. 모든 챔피언들의 스케줄을 조정해서 한 자리에 초대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최무겸과 송민종 선수는 시합 치른지 이제 겨우 나흘 지났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 챔피언 일동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우리도 한번쯤은 이런 자리가 마련되길 바랐다. 마침 스포츠Q가 그 계기를 마련해 주어서 고마운 마음이다.
- 먼저 최무겸 선수에게 질문하겠다. 근 1년 만에 첫 타이틀 방어전에 성공했는데.
▲ 최무겸 : 사실 로드FC 페더급 챔피언에 오른지 1년 만에 첫 방어전에 임해서 팬 여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방어전을 못한 게 아쉽다. 프로 전적이 채 10전이 안된 나의 커리어가 스스로도 늘 아쉬웠기에 최대한 경기를 많이 뛰고 싶었다. 이런저런 부상만 없었어도 지난 1년 동안 2~3 경기는 더 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 챔피언이라는 위상에 비해 실제 시합 전적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 최무겸 : 동의한다. 대중들이 나를 봤을 때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 아직은 그런 이미지가 부족한 것 같다. 더 많은 방어전을 통해 챔피언 자리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 팬들에게 최무겸은 역시 강한 선수구나 하는 느낌을 주고 싶다.
- 권아솔 선수는 요즘 근황이 어떤가. 이광희 선수와의 대진도 잡혔는데.
▲ 권아솔 : 작년 8월 17일,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랐던 때가 떠오른다. 내가 생각해도 엄청난 업셋이었다. 사실 나조차도 그 경기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쿠메 다카스케는 일본 내에서도 높게 평가받는 선수 아닌가. 이제 광희(이광희.익스트림 컴뱃)와 1차 방어전 대진이 잡혔다. 약 한달 정도 남았는데 챔피언 벨트를 광희에게 넘겨주려고 한다.
- 그게 무슨 말인가.
▲ 권아솔 : 경기는 내가 가뿐히 이기겠지만 챔피언 벨트는 광희에게 주겠다. 하도 갖고 싶어 하니까 그냥 주려고.(웃음)
그리고 광희는 괜히 언론 매체를 통해 도발 인터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또 웃긴 게, 실컷 나를 향해 도발했다가 갑자기 미안하다고 한다. 챔피언 벨트는 이제 자기 거니까 나더러 미안하다고 한다. 정말 미안하면 안 빼앗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웃음)
- 이윤준 선수는 코리안좀비MMA 팀에서 팀원으로 이적한 뒤에 엄청난 연승행진을 벌이고 있다. 결국 밴텀급 최강 돌주먹을 지닌 이길우 선수(싸비MMA)를 누르고 챔피언 자리에 오른 소감이 어떤가.
▲ 이윤준 : 사실 평소 생활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일반 관원들 가르치고, 선수부 훈련 열심히 하고, 쉬는 시간엔 푹 쉬고. 늘 짜여진 스케줄 대로 산다.
내가 중시하는 건 처음 고향 땅을 벗어나 서울로 상경하던 때의 초심이다. 로드FC 챔피언 자리를 오래 지키고 싶고, 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송민종 선수의 플라이급 잠정챔피언 등극 소감도 궁금하다.
▲ 송민종 : 사실 챔피언 벨트를 눈앞에 두고 미끄러진 적이 많다. 그래서인지 누구보다도 벨트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그런데 막상 그 자리에 오르고 보니 내 일상생활이 달라진 건 없다. 그 날 하루만 기분이 좋았고, 다음날부터는 이런저런 걱정만 들더라.
- 어떤 걱정이었나
▲ 송민종 : 차기 시합에 대한 걱정이 든다. 조남진 선수(팀매드)와의 통합타이틀전에서 반드시 눌러놓겠다는 각오만 되새기고 있다.
사실 이번 로드FC 021 대회는 ‘챔피언스 데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최무겸과 서두원의 페더급 타이틀전 외에도 플라이급 챔피언 조남진과 도전자 송민종의 리벤지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조남진의 부상 탓에 송민종과의 1차방어전이 무산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을 맞이했다. 하지만 로드FC는 송민종과 일본 자객 카스가이 다케시와의 잠정 챔피언전을 발 빠르게 준비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 그래도 걱정보다는 행복함이 더 크지 않겠나.
▲ 송민종 : 아, 생각해 보니 내 개인의 행복보다 더 큰 행복이 하나 있다. 그동안 한 번도 로드FC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던 우리 팀 맥스가 나를 통해서 첫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게 된 점이다. 내 개인의 영광보다는 팀에 이바지할 수 있었던 게 더 기쁘다. 특히 전어진, 오호택 등 팀 동생들의 떨어졌던 사기를 내가 북돋아준 것 같아서 기분 좋다.
▲ 이윤준 : 난 그 반대다. 팀원의 박창세 감독님은 내 챔피언 벨트를 보셔도 별다른 감정이 없나 보더라. 워낙 과거부터 남의철 선수를 비롯해서 여러 선수들을 코칭해 주며 많은 벨트를 따왔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날은 내 벨트를 쓰레기통에 넣으셨더라.(웃음)
- 로드FC 수장인 정문홍 대표에 대한 감회는 어떤가.
▲ 최무겸 : 이건 내가 얘기해야겠다. 나는 누구보다도 로드FC에서 제공해 주는 병원 치료 혜택을 많이 받았다. 시합 중에 무릎을 다쳐서 수술하게 되었을 때, 정문홍 대표님 덕분에 강원도 원주의 로드FC 후원사인 ‘정병원’에서 1인 독실을 후원받으며 호화롭게 치료받았다.
또 서울 강남 선릉역에 있는 후원사인 ‘제일정형외과’에서도 1회 15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를 수십회나 받았다. 다 정문홍 대표님께서 훌륭한 병원들과 제휴를 맺어 우리에게 소개해주신 덕분이다.
▲ 권아솔 : 나는 로드FC라는 단체의 존재 자체가 무척 고맙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피릿MC가 사라진 뒤 국내에 이렇다 할 메이저급 대회가 없을 때 로드FC가 등장했다.
꾸준히 대회를 개최해 주는 건 로드FC만의 장점이다. 이건 일본의 유명 대회사들조차도 엄두를 못내는 규모다. 최근에는 1년에 10회 이상 열어줌으로써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와 목표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준다.
또 로드FC의 서브 프로그램 역할을 맡고 있는 XTM '주먹이 운다'를 통해 종합격투기 선수들은 물론 일반인 출연자들의 스타 탄생에도 기여하고 있지 않은가?
종합격투기라는 스포츠 콘텐츠의 대중화와 저변확대에 로드FC가 앞장서고 있다. 또 ‘주먹이 운다’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의 선수들도 재조명되는 등 우리가 혜택받는 면이 많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차기 시즌 ‘주먹이 운다’의 멘토 자리를 노리고 있다.
▲ 이윤준 : 나도 출연하고 싶다. 나도 절대고수 말고 멘토를 하고 싶다.(웃음) 사실 나도 같은 팀동료인 권민석 선수와 식당에 가면 사람들이 권민석 선수만 알아보더라. 로드FC 챔피언이라는 위상보다는 아직까지는 ‘주먹이 운다’ 출연자들의 유명세가 더 높은 것 같아서 서운하다.(웃음)
사실 마음이 아팠던 게, 로드FC가 탄생하기 전에는 선수들이 일본과 동남아를 돌며 대회에 출전하고 돌아와도 팬들은 전혀 모른다. 기사 자체도 별로 안 뜨고 심지어 격투기 커뮤니티 카페에서도 아무런 언급이 안되는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로드FC에 더욱 고마움이 느껴진다.
- 서두원 남의철 선수 등 주먹이 운다 멘토들과 유명세를 탄 출연자들은 모 통신사 CF광고도 찍었던데.
▲ 권아솔 : 내 인지도가 ‘주먹이 운다’ 시즌4 우승자인 김승연(싸비MMA)보다도 낮다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앞으로 나도 예능에 적극 진출하고 싶다. 누구보다도 잘 할 자신 있거든?! 배명호 선수(팀매드)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었는데 로드FC 챔피언인 나는 왜? 내가 뭐가 부족해서?
방송국 PD님들 한번만 절 불러주세요. 배꼽 잡는 예능감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어떤 방송 프로그램이 탐나는가
▲ 권아솔 : 우선 나는 19금 성인유머에 강하다. 일명 섹드립(웃음). 신동엽씨가 진행하는 JTBC ‘마녀사냥’에 꼭 출연하고 싶다. 우선 예능에 입문하면 첫 걸음은 게스트로 시작하겠지. 하지만 나중에는 김구라씨처럼 자기만의 컬러를 만드는 독창적인 방송인이 되고 싶다. 씨름에 강호동 씨, 농구에 서장훈 씨가 있다면 앞으로 종합격투기 출신 방송인은 나 권아솔이 가장 잘 나갈 것이다.
또한 영화 출연에도 꿈이 있다. 착한 주인공을 돕는 싸움 잘하는 친구 역할이라든지 잔인무도한 사채업자 역이 탐난다. 만약 정말로 영화나 드라마 섭외가 들어오면 진지하게 연기학원 등록을 할 예정이다.
▲ 이윤준 : 나는 KBS2 ‘출발 드림팀 시즌2’를 원한다. 내 멋진 몸으로 열심히 달리고 점프하는 건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난 노래방집 아들 출신이다. 부모님께서 노래방을 하셔서 평소 노래를 질리도록 부른 편이다. 올해 가을쯤에 ‘슈퍼스타 K’에 출연할까 한다. 육진수 감독보다는 잘 부를 수 있다.(웃음)
▲ 최무겸 : 난 tvN ‘삼시 세끼’에 출연하면 잘 할 수 있다. 사실 내가 생긴 건 이래도 취미가 요리다. 특히 까르보나라와 김치찌개를 잘 만든다. SBS '정글의 법칙'도 괜찮을 것 같다. 나의 상남자 이미지를 온 몸으로 표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니까.
▲ 송민종 : 난 누구보다도 모든 음식들을 정말 맛있게 먹을 자신이 있다. Y-STAR ‘식신로드’에서 눈 동그랗게 뜨고 쩝쩝대면서 송민종표 ‘먹방’을 찍고 싶다.(웃음).
▲ 권아솔 : 작년 8월에 챔피언이 되고 나서 방송출연을 심심찮게 했다. MBC ‘띠동갑 과외하기’와 SBS '룸메이트‘ 등에 팀 동료인 송가연과 함께 출연했었다. 또 로드FC의 염희옥 대리님과 함께 동영상 선수 인터뷰의 진행을 맡고 있다. 로드FC 측에서도 나의 예능감을 인정해 주고 밀어주는 것 같아 기쁘다.(웃음) 얼마전에도 우리 팀원의 김지훈 형이 SBS ‘런닝맨’에 출연하기도 했었는데 다음엔 내 차례였으면 좋겠다.
- 로드FC를 대표하는 챔피언들로서, 다른 국내외 단체들과의 경쟁력은 어떻게 생각하나.
▲ 송민종 : UFC 선수들이 와도 무섭지 않다. 우리 로드FC 챔피언들이 밀리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UFC 출신 해외 선수들이 로드FC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지만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적도 많았다. 또 나는 그들 중 한 명과 싸워서 이긴 바 있다. 이젠 우리나라 선수들의 기량도 많이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 권아솔 : 나는 UFC 라이트급 챔피언 앤소니 패티스를 뒤돌려차기로 잡을 수 있다.(웃음)
솔직히 한 마디만 하겠다. TOP FC처럼 초보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대회는 구경하는 재미가 있을진 몰라도 전체적인 수준과 가치는 떨어진다. 특히 그 쪽 선수층은 우리 로드FC의 두꺼운 선수층에 못 미친다. 최영광 선수 등 한두 명 빼고는. 내 생각은 그렇다.
또 ONE FC는 럭셔리한 이미지가 장점이라지만 시합 개최 간격이 너무 멀다. 반면 우리 로드FC는 거의 매달 시합을 개최한다.
- 챔피언에 오른 뒤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 권아솔 : 우리 아버지는 무척 가부장적이다.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인데 무뚝뚝하고 무서운 성격이다. 어쩌다 고향 목포에 내려가면 부자간에 대화가 간단명료하다. “그래, 잘 지냈냐?”라고 물으시면 나는 “네”라고 대답한다. 한참 동안 정적이 흐르다가 그걸로 대화가 끝난다.
그런데 챔피언이 된 뒤 목포로 갔더니 아버지가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시더라. 약속 장소에 갔더니 약주를 드셨는지 눈가가 촉촉하셨다. 그리고선 난생 처음으로 내게 “너 챔피언이 되려고 정말 죽을 듯이 운동했겠구나. 그런 모습이 타이틀전에서 다 느껴지더라”고 말씀해주셨다.
내 고생담을 인정해 주신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진 건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울컥했다.
▲ 송민종 : 나는 챔피언이 되고 나서 아버지한테 꾸중을 들었다. “넌 아직 부족해 임마! 펀치 연타가 없어 연타가~”라며 혼내시더라.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버지가 나 몰래 주변 이웃들에게 내 자랑을 하고 다니신다는 걸. 앞으로도 나는 우리 아버지가 흡족해 하실 때까지 펀치 연타를 내지르고 싶다.
그리고 감량 막바지에 사우나 갈 힘도 없어서 집 욕조의 뜨거운 물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결국 탈진해서 휘청거리다가 쓰러졌는데, 어머니가 펑펑 울면서 “민종아, 이런 험한 운동을 꼭 해야겠니?”라며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엄마 이번에 꼭 이겨야 해요. 저 좀 일으켜주세요”라고 부탁드리자 어머니가 “난 막연히 네가 힘든 운동을 하는 것만 알았지, 뭘 어떻게 운동하는지는 잘 몰랐단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아들이 이런 고생을 해왔구나. 장하다 민종아. 정말 장해”하면서 힘껏 껴안아주셨다.
▲ 이윤준 : 나는 고향에서 공권유술이라는 무술을 익혔는데 나름 그쪽 세계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종합격투기 선수가 되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반대가 너무 심하셨다. 코리안탑팀 선수부에 들어가려고 서울로 상경할 때 가출하듯이 빠져나왔고, 그 때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졌다. 로드FC에서 연승을 이어갈 때도 아버지와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당연히 축하 메시지도 없었다.
그런데 이길우 선수와의 밴텀급 타이틀전을 치르던 날, 대기실에서 핸드랩을 감고 있는데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윤준아! 아빠는 내 아들을 믿는다. 다치지만 말고 무사히 집에 돌아오거라. 사랑한다.”
순간 눈물을 쏟을 뻔 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꾹 참았다.
▲ 최무겸 : 나는 아직도 부모님의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말하자면 현재진행형이다. 그토록 원하던 챔피언이 됐으니 이제 선수는 그만두고 다른 평범한 직업을 찾으라고 하신다.
반면에 친척들 사이에서는 스타다. 사촌동생들은 학교에서 “우리 형이 로드FC 챔피언 최무겸이야”라며 자랑한다더라. 그러나 어머니는 내가 막바지 감량 중일 때도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곁에서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맛나게 드셨다.
- 밴텀급은 로드FC 전 체급 중에서 가장 불꽃 튀기는 디비전이다. 이길우, 김수철, 문제훈 선수 등 기존 강자들은 물론 한이문, 김민우, 박형근 선수 등 차세대 스타들까지 그 면모가 화려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밴텀급 차기 챔피언 1순위였던 송민종 선수가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낮췄을 때 모두가 놀랐었다. 이에 대한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 선수의 속내가 궁금하다.
▲ 이윤준 : 난 민종이와 싸울 때까지 언제 어다서건 민종이를 언급하겠다. 내가 플라이급으로 내려가도 좋다. 아니면 민종이가 다시 밴텀급으로 올라와도 좋고. 중간 체중인 59kg 계약 체급으로 붙어도 좋으니 언제라도 싸워 보자. 내가 민종이에게 시작과 동시에 허무하게 졌다는 꼬리표가 날 괴롭힌다. 반드시 내 손으로 그 꼬리표를 뜯어버리겠다.
▲ 송민종 : 나도 밴텀이든 플라이든, 계약체중이든 상관없다. 그런데 또 붙어도 내가 이기는 그림이 나올 것 같은데?
▲ 이윤준 : 내가 당시에 리어 네이키드 쵸크로 졌으니 똑같이 쵸크 기술로 되갚아주겠다.
▲ 송민종 : 그렇다면 난 하이킥으로 기절시키겠다. 이윤준 선수가 이길우 선수에게 썼던 그 기술로.
- 이윤준 선수는 밴텀급이 주 전장이지만 페더급에서도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 이윤준 : 맞다. 페더급에서 경기를 가진 경험이 있다. 최무겸의 팀 동료인 MMA스토리의 김원기 선수와 붙었는데 1라운드 초반에 쉽게 K.O승을 거뒀다. 최근에 내가 최무겸 선수 페이스북에 도발글을 남겼듯이 그와 붙고 싶다. 내가 최무겸 선수를 1라운드에 끝장 낼 수 있다.
- 66kg 페더급 챔피언인 최무겸 선수는 만약 하향 체급인 밴텀급 통합 타이틀전과 상향 체급인 라이트급 통합 타이틀전이 열린다면, 어느 쪽에 좀 더 욕심이 나는가.
▲ 최무겸 : 나는 70kg 라이트급 전장에는 절대 가지 않을 생각이다. 솔직히 내가 라이트급 챔피언인 권아솔 선수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나는 평체가 73~74kg 정도이기 때문에 계체 후 리바운딩 폭이 높은 권아솔 선수보다 불리한 점도 있다.
다만 내 팀 동료인 김원기, 오주환 선수가 이윤준 선수에게 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MMA스토리 팀의 일원으로서 복수를 해주고 싶다. 만약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면 밴텀급 통합 타이틀전에 임하겠다. 그리고 지금 이윤준 선수가 나를 1라운드에 끝낼 수 있다고 했는데, 그냥 웃겠다.
- 권아솔 선수는 다른 체급에서 뛰어보고픈 마음이 있는가.
▲ 권아솔 : 일본의 종합격투기 대회사인 ‘히트’에서 웰터급 챔피언에 등극한 적이 있다. 로드FC에서는 웰터급보다 더 높은 미들급까지는 내 선에서 정리가 가능하다. 이둘희(이둘희짐), 손혜석(팀맥스) 선수 두 명 정도는 내가 이길 수 있다.(웃음)
- 민감한 부분인데, 확실히 말해 달라. 농담인가 진담인가.
▲ 권아솔 : 진담이다. 내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들이다. 그 후에 TV 예능으로 진출하고 싶다.
- 권아솔 선수가 방금 미들급 파이터 손혜석 선수를 이길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같은 팀원인 송민종 선수는 이에 대해 할 말이 있는가.
▲ 송민종 : (그냥 웃음)
- 국내 선수들 말고 해외로 눈을 돌려 보자. 앞으로 붙어보고픈 선수가 있다면.
▲ 권아솔 : ONE FC 라이트급 챔피언인 일본의 아오키 신야를 파운딩으로 시원하게 두들기고 싶다. 철창으로 몰아넣고 클린치 레슬링 상황에서 더티복싱으로 괴롭혀주다가 테이크다운시킬 것이다, 결국 파운딩에 의한 K.O승으로 게임은 끝날 것이다.
▲ 이윤준 : ONE FC 밴텀급 챔프인 비비아노 페르난데스를 시원하게 이겨버리겠다. 비비아노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챔피언의 대명사 아닌가.
▲ 최무겸 : UFC의 컵 스완슨, ‘코리안 좀비’ 정찬성, 최두호 선수다. 특히 두호는 과거 MMA 아마추어 대회 때 내가 트라이앵글 쵸크에 이은 암바 컴비네이션 기술로 이긴 적도 있다.
정찬성 선수는 대한민국 MMA계를 대표하는 스타지만 요즘 공익근무 때문에 휴식기를 갖고 있다. 지금 붙으면 내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웃음) 그런데 이 인터뷰 기사가 올라가기 전에 바로 찬성이 형님에게 전화드려서 사과해야겠다.
▲ 송민종 : UFC 소속의 일본 호리구찌 쿄지 선수와 싸워 보고 싶다. 치고 빠지는 센스가 뛰어난 전략가이자 UFC 플라이급 라인업 중에서는 아시아 No.1으로 인정받는 선수다. 하지만 내가 끈적끈적한 레슬링 싸움으로 진을 빼놓고 싶다. 나와 그래플링 싸움을 하다 보면 특유의 그 빠른 스텝도 느려질 것이다.
- 마지막으로 격투팬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남겨본다면.
▲ 송민종 : 언제나 일본보다 한수 아래로 치부되던 한국의 종합격투기 선수들도 이제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웬만한 일본 선수들과 싸워도 우리가 이기는 그림이 자주 나옵니다. UFC에서도 일본 선수들보다 정찬성, 김동현, 남의철, 최두호 등 한국 선수들 시합이 터프하고 재미있어서 각광을 받고 있고요. 팬 여러분들도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를 조금만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비판이 아닌 악플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위축시킬 뿐입니다.
▲ 이윤준 : 로드FC가 아시아 최고 무대입니다. 그리고 저 이윤준이 로드FC의 밴텀급 챔피언이니까 길에서 절 보면 아는 척도 해주시고 함께 사진 찍자고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최무겸 : 저 같은 경우는 존재감이 크지 않은지 경기가 잡혔을 때만 팬들에게 잠시 언급되고 마는 게 현실입니다. 이게 너무 아쉬운 부분이거든요. 앞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제 이름을 많이 언급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커뮤니티 카페 회원 중에 누군가가 자꾸 내 과거 영상을 악의적으로 올리더군요. 제가 그동안 이긴 경기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K.O로 지는 영상을 자꾸 올리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그 영상 좀 이제 그만 올리세요. 원래 그 경기는 MMA스토리 차정환 관장님의 시합이었어요. 그런데 관장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제가 급하게 땜빵으로 뛴 시합이었거든요. 더구나 제 평체보다 한참 높은 80kg 계약체중 룰로 붙었기 때문에 많이 불리했다고요. 이제 그 영상 좀 그만 올려주세요. 부탁합니다.
▲ 권아솔 : 항상 종합격투기 스포츠와 로드FC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힘과 사랑, 이 기사의 조회수와 댓글들이 저를 방송국으로 진출시켜줄 것 같습니다. 서장훈 씨보다 더 웃겨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부디 많은 댓글 부탁드리고, 민종이는 악플이 싫댔지만 저는 무플보다 차라리 악플을 원합니다. 저에게 댓글 많이 써주세요. 다 읽어보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