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롯데 구단 CCTV 사생활 감시는 인권침해"

KBO에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 취지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마련 의견 표명

2015-03-11     박상현 기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지난해 프로야구를 떠들석하게 했던 롯데 구단의 CCTV 사생활 감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결론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롯데 구단이 원정경기마다 선수 숙소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선수들의 출입 상황을 확인한 것은 선수들에 대한 헌법상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롯데는 지난해 프로야구 개막 시전 전후에 선수들의 원정경기 숙소 출입 상황 등 사생활을 감시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이에 대해 선수들이 집단 행동을 하는 등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인권위원회가 확인한 결과 롯데 구단은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원정경기 호텔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4월초부터 6월초까지 2개월여 동안 숙소 복도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새벽 시간 선수들이 출입하는 상황을 직접 확인했고 해당 결과는 구단 고위 관계자 등에 보고됐지만  해당 선수들에게 사전 통보나 동의없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당시 구단 대표이사는 "선수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구단에서 이같은 조치를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인권위원회는 경기나 훈련 등 일과와 무관한 시간에 선수들의 휴식과 사생활이 보장되어야 할 숙소에서 CCTV를 통해 감시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여 헌법 제10조 및 제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또 인권위원회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게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 권고의 취지에 따라 재발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프로야구뿐 아니라 스포츠계 전반에서 선수의 인권보호보다 선수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와 통제를 우선하는 관행의 단면을 봉주는 사례라고 보고 프로야구 현장에서 이런 관행이 개선될 수 있도록 경기를 주최하고 프로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조치 권한을 가진 KBO 총재에게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원회가 지난 2010년 스포츠 분야 인권보호에 내실을 기하기 위해 제정한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에는 스포츠 현장에서 인권침해는 방지되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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