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아스날, 손흥민 골 빼고 다 했다? [프리미어리그(EPL) 순위]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날의 시즌 첫 ‘북런던더비’가 열렸다. 역사 깊은 라이벌전답게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거친 승부가 펼쳐졌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치열했기 때문일까. 무승부는 토트넘 아스날 양 팀 모두 만족하기 어려운 것이었겠지만 내용만 놓고 보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지금까지 최고의 경기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
특히 손흥민(27·토트넘)이 지난 시즌 퇴장 징계 이후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토트넘의 2골에 모두 관여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뽐냈다. 골은 없었지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활약. 다음 경기일정을 기대케 하는 가벼운 몸놀림의 연속이었다.
토트넘과 아스날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만나 2019~2020 EPL 4라운드 맞대결을 벌였고 2-2로 비겼다. 손흥민은 79분을 소화했다.
토트넘이 먼저 골문을 열었다. 전반 10분 손흥민이 하프라인에서 공을 받아 드리블하며 주의를 끈 뒤 수비 배후로 침투하는 에릭 라멜라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었다. 라멜라의 슛이 골키퍼 베른트 레노 맞고 튀자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전반 내내 토트넘 역습의 첨병 역할을 도맡았다. 전반 18분 손흥민이 역습 과정에서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밖 왼쪽에서 아크 부근으로 이동하며 오른발로 강력한 슛을 쐈지만 레노가 가까스로 쳐냈다.
전반 40분 결국 손흥민이 토트넘의 추가골을 이끌어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해리 윙크스의 패스를 받아 에릭센에게 재차 연결하는 과정에서 그라니트 쟈카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해리 케인이 침착하게 차 넣어 토트넘이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는 아스날이 쉽게 승리를 넘겨주진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니콜라스 페페의 크로스를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수비 두 명 앞에서 잘라 트래핑 한 뒤 골문 앞으로 파고들며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 들어서도 아스날은 꾸준히 기세를 올렸고, 다니 세바요스와 헨릭 미키타리안을 투입하며 공격작업에 세밀함을 더했다.
결국 후반 26분 피에르 오바메양이 해결사로 나섰다. 마테오 귀엥두지가 센터백과 골키퍼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배급했고, 오바메양이 오른발로 방향만 살짝 바꿔 골로 연결했다.
아스날은 이후 세트피스에서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포울로스가 역전골을 만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명났다. 이후 양 팀은 거칠어지며 몸싸움과 언쟁을 벌였고, 마지막까지 슛을 주고받은 끝에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2골에 모두 관여한 손흥민은 이날 두 차례 날카로운 유효슛을 기록하는 등 아스날을 위협했다. 영국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팀에서 4번째로 높은 평점 7.4를 받았다.
토트넘과 아스날의 무승부는 이번 라운드에 승수를 쌓지 못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를 미소짓게 할 소식이기도 하다. 맨유는 사우샘프턴과 1-1, 첼시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아스날이 2승 1무 1패(승점 7)로 5위, 맨유와 토트넘 첼시(이상 승점 5)는 나란히 8, 9, 11위에 올랐다. 한편 ‘2강’ 리버풀(승점 12)과 맨체스터 시티(승점 10)는 각각 번리와 브라이튼을 3-0, 4-0으로 완파하며 1, 2위에 안착해 선두권을 형성했다.
9월 A매치 주간이 끝나면 토트넘은 14일 오후 11시 크리스탈 팰리스와 홈에서, 아스날은 16일 오전 0시 30분 왓포드와 원정에서 맞붙는 경기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