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사상 첫 왕중왕전 우승과 최덕주 리더십

2019-11-26     박건도 명예기자

[스포츠Q(큐) 박건도 명예기자] “개성을 갖춘 선수를 만들어 프로 무대에 보내는 게 목표다. 최근 A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문환 선수가 대표적인 예다. 물론 우승도 좋지만 선수들의 개인적인 성공이 더 기쁘다.”

중앙대 최덕주 감독의 말이다. 그는 요즘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를만하다.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중앙대가 U리그 왕중왕전에서 사상 첫 우승에 성공하며 지난해 용인대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한을 풀었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22일 상지대운동장에서 열린 2019 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상지대를 꺾고(1:1, PSO 4:3)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중앙대는 올해 춘계연맹전, U리그 2권역 준우승과 함께 추계연맹전, U리그 왕중왕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대학 축구계 일각에선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최덕주 감독의 노련한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고 호평한다. 최감독은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 2010 FIFA U-17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대한민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2012년엔 남자 A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으며 최강희 감독과 함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일조하기도 했다.

사실 왕중왕전 결승전은 손에 땀을 쥐는 살얼음판 승부였다.  

중앙대는 후반 초반 선제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다가 후반 40분 용동현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연장전에 돌입, 승부차기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리그에서만 23골을 책임진 ‘주포’ 김현우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작년 U리그 왕중왕전서 맹활약을 펼친 장호승도 부상 복귀 이후 몸이 온전치 않았기에 이번 우승은 자못 각별했다.

최덕주 감독은 “상지대가 준비를 잘 해왔다. 선제 실점 당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몇몇 선수가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힘든 상황일수록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끈끈한 조직력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칭찬했다.

이어 최덕주 감독은 “왕중왕전은 대학 무대에서 가장 큰 대회 중 하나다. 대학 감독이라면 누구나 우승을 꿈꾸는 대회다. 추계연맹전에 이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운이 따라줘서 가능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숱한 우승에도 불구하고 최덕주 감독이 진정 바라는 것은 따로 있다. 다름아닌 선수들의 장래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선수 개개인이 성장 발전하길 진심으로 열망한다. 최근 대학축구리그가 평준화되면서 ‘전통 강호’가 많이 주춤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중앙대가 트로피 2개를 들어올리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는 것은 최덕주 감독의 선수 중심 마인드가 주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