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SK 와이번스의 위기? 그 겉과 속
[스포츠Q(큐) 홍지수 기자] SK 와이번스는 17승 투수 2명을 보냈다. ‘에이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는 일본 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났다. 일각에서는 SK의 위기라고 우려하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먼저 올 시즌 김광현이 17승, 산체스가 17승, 헨리 소사가 9승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이 합작한 것은 무려 43승. 올해 SK의 성적은 88승 1무 55패. 김광현과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거의 팀 승리의 절반을 책임진 셈이다. 이 때문에 이들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17년을 떠올려 보면 꼭 비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당시 SK 선발진을 보면 메릴 켈리가 16승, 잠수함 투수 박종훈이 12승, 스캇 다이아몬드가 10승을 거뒀다. 세 명의 투수가 1~3선발로 활약했고 문승원이 6승으로 거들었다, 그리고 윤희상과 김주한 등 선발 기회를 얻었다. 김광현은 팔꿈치 수술로 2017년 한 시즌 동안 볼 수 없었다.
물론 간신히 ‘가을 야구’ 막차를 탔고, 그나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NC 다이노스에 5-10 1차전 패하며 일찌감치 포스트시즌이 끝났지만, 그때와 지금 상황은 다르다.
김광현의 공백은 되레 다른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올해 6월 팔꿈치 수술 후 복귀한 김주한은 선발 경험이 있고 2017년 지명을 받은 이원준, 올해 신인 백승건도 매한가지다.
박종훈과 문승원을 주목해야 할 자원이다. 박종훈은 2017년 시즌에 프로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고 2018년 시즌에는 개인 최다 14승(8패)의 성적을 거두는 등 매 시즌 나아지는 투구를 보여줬다. 올 시즌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두 번의 10승 경험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문승원은 5선발로 나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고 점점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투수다. 묵직한 직구를 던지는데 올해 프로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1승 7패)를 넘겼다. 문승원 역시 매년 나아지는 투구로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SK는 산체스와 소사 대신 우완 리카르도 핀토와 닉 킹엄을 영입했다. KBO 리그가 처음인 만큼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외국인 투수 걱정은 덜어도 된다는 평가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만 제 몫을 해준다면 SK가 전력을 더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