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슈퍼볼] 마홈스 천하! 캔자스시티 '반백년' 한풀이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마홈스(25) 천하다.
패트릭 마홈스가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반백년’ 한(恨)을 풀었다.
앤디 리드 감독이 이끄는 캔자스시티는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4회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십 2020 슈퍼볼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를 31-20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1970년 이후 50년 만에 들어 올린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다.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우승. 아메리칸컨퍼런스(AFC) 2번 시드 캔자스시티는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매체 ESPN의 전문가 7명 중 5명이 내셔널컨퍼런스(NFC) 1번 시드 샌프란시스코의 우세를 점친 상황을 뒤집는 파란을 연출했다.
2017년 NFL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번 지명자 쿼터백 마홈스는 41번 패스를 시도, 26번을 성공시켰다. 터치다운 2개, 286패싱야드로 우승을 견인한 그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건 당연했다. 첫 풀타임 시즌인 지난해 정규리그 MVP에 이어 3년차에 역대 최연소(만 24세 158일) 슈퍼볼 MVP까지. 그야말로 역사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투수였던 팻 마홈스의 아들인 마홈스는 강력한 어깨로 빨랫줄 패스를 뿌린다. 쿼터백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발까지 빨라 러닝 스로마저 정확하다. 마홈스 덕에 NFL 최고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슈퍼볼 앞에서 번번이 눈물을 흘렸던 리드 감독은 21년 만에 감격의 순간을 맛봤다.
미국 중서부에 자리한 캔자스시티 지역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치프스는 2014년 MLB 월드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7차전 접전 끝에 패했던 아픈 기억을 설욕했다. 4쿼터에만 3연속 터치다운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 기쁨이 갑절이었다.
돌이켜보면 행운도 따른 슈퍼볼 여정이었다. 캔자스시티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마이애미 돌핀스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잡아준 덕분에 플레이오프 2번 시드로 와일드카드전을 스킵할 수 있었다.
이후는 드라마의 연속이었다. 캔자스시티는 디비저널 라운드에서 휴스턴 텍산스에 0-24로, 컨퍼런스 챔프전에서 테네시 타이탄스에 7-17로 열세였다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뒷심이 강한 치프스는 슈퍼볼에서도 10-20을 가볍게 극복해냈다. 마홈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0점 차 이상 뒤진 경기를 세 차례나 엎은 최초의 NFL 쿼터백이 됐다.
2013년 이후 7시즌 만에 슈퍼볼을 조준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캔자스시티의 매서운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카일 섀너한 샌프란시스코 감독에겐 악몽의 슈퍼볼이 아닐 수 없다. 애틀랜타 팰컨스의 공격 코디네이터였던 2017 슈퍼볼 당시 뉴잉글랜드에 25점 차로 앞서다 리드를 내준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