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모터 짐싸자... 살라디노 로맥 알테어 '동반 상승'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테일러 모터 방출에 자극을 받은 걸까. 2020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에서 맥을 못 추던 외국인 타자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모터와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시점을 전후로 타일러 살라디노(삼성 라이온즈),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 애런 알테어(NC 다이노스) 등 그간 애를 태웠던 외인들이 각성해 눈길을 끈다.
모터는 10경기 타율 0.114로 키움 팬들을 뒷목 잡게 하더니 결국 지난달 30일 퇴출됐다. 몸값 총액이 35만 달러(연봉 20만, 인센티브 15만)에 불과해 결국 ‘싼 게 비지떡’이란 혹평을 들어야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에 자가격리된 여자친구가 계속 연락을 취해 집중력이 떨어진 탓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다른 외국인들은 모터가 짐을 싸자 비로소 팀에 보탬이 되기 시작했다.
미국 국적의 살라디노는 6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다. 최근 5경기에선 2홈런 9안타 8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5월 21일 0.125까지 곤두박질쳤던 시즌 타율은 어느덧 0.250까지 올랐다. 살라디노가 살아나자 삼성도 반등했다.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와 험난한 일정을 2연속 위닝시리즈(4승 2패)로 매듭짓더니 이번주 첫 경기에서도 LG(엘지) 트윈스를 잡았다. 연봉(90만 달러) 값을 하기 시작한 살라디노다.
KBO리그 3년차 캐나다 출신 로맥의 배트도 무섭게 돈다. 투수들의 견제 탓에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으나 5월 29‧30일 한화 이글스전 1안타씩, 6월 2일 NC전 2안타를 생산했다. 총액 125만 달러를 받는 중심 타자 로맥의 출루가 대폭 늘어나면서 SK는 5연승 행진 중이다.
리그 선두 NC의 유일한 고민거리였던 100만 달러짜리 거포 알테어(독일‧미국 이중국적)도 모터 방출 바로 다음날인 31일 삼성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쓸어 담았다. 5월 16일까지만 해도 부끄러웠던 성적(타율 0.172, 1홈런 2타점)을 2주가 지난 현재 0.269, 5홈런 18타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살라디노, 로맥, 알테어의 턴어라운드를 모터의 고국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짓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살라디노와 알테어의 경우 첫 한 달이 한국 투수들의 스타일‧구종에 적응하는 시간이었을 수 있다. 로맥은 타율은 낮았지만 나쁜 공을 참으면서 3할 후반대의 출루율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한국 땅을 밟은 동료가 쓸쓸히 돌아간 이때 셋이서 약속이나 한 듯 페이스를 올린 점이 퍽 흥미롭다.